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7-09-05 19: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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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더블스타와 진행하던 금호타이어 매각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금호타이어 매각이 최종 무산될 경우 산업은행은 책임론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5일 주주협의회를 열어 더블스타에서 제시한 금호타이어의 매각가격 인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이전에 체결했던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하는 합의서도 더블스타에 보내기로 결의했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의 매각가격을 낮추는 대신 고용보장 기간을 늘리는 방안 등을 놓고 더블스타와 협상을 진행해 왔는데 결국 결렬됐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실적악화를 이유로 매각가격을 9550억 원에서 8천억 원으로 깎아줄 것을 요구했다.
산업은행은 보도자료에서 “더블스타가 기존의 매각가격 인하에 더해 금호타이어의 3분기 실적이 악화될 경우 800억 원을 추가로 깎거나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할 권리를 요구했다”며 “반면 고용보장 기간의 연장 등 채권단의 요구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더블스타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채권단이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기존에 인하된 가격에 금호산업의 상표권료 차액을 보전하는 것까지 합쳐 3500억 원 이상 줄어들게 된다”며 “더욱 커질 손실과 ‘헐값매각’ 논란을 감내하고 팔기에는 무리한 요구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에게 자구계획안을 12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박 회장 등이 자구계획을 내지 않거나 주주협의회에서 자구계획안을 부결할 경우 즉각 해임하는 안건을 결의하기로 했다.
산업은행도 금호타이어 매각을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호타이어 매각협상이 1년 가까이 진행되면서 회사가치가 더욱 떨어졌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23일까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유지하는 만큼 금호타이어 매각이 당장 무산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매각이 진짜로 무산된다면 곧바로 다른 인수후보를 찾기보다는 금호타이어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