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에잇세컨즈가 이서현 사장의 기대와 달리 성장속도가 더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는 2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0~30%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중국에서 사드보복 여파의 장기화 등으로 아시아 3대 SPA브랜드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에잇세컨즈를 출범할 당시 "2020년까지 패션사업에서 매출 10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에잇세컨즈가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사장은 에잇세컨즈를 2020년까지 해외매출 10조 원의 아시아 3대 SPA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에잇세컨즈는 중국 공략을 위해 숫자 ‘8’을 앞세워 ‘8초 안에 고객을 만족시킨다’는 콘셉트를 앞세우고 브랜드를 대표하는 색깔도 빨강으로 골랐지만 사드보복 이슈 등으로 중국사업 확대에 힘쓰지 못하고 있다.
사드보복 이슈가 애초 기대와 달리 장기화하면서 중국시장 확대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흔들리고 있다.
SPA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많은 기업들의 진출로 경쟁이 치열한 점도 에잇세컨즈에 부담이다.
유니클로, 자라, H&M 등 해외 SPA브랜드가 일찌감치 한국에 진출한 데 이어 국내 패션회사들도 SPA브랜드를 앞다퉈 내놓았다. 2009년 이랜드월드는 스파오를, 2012년 패션회사 신성통상은 탑텐을 선보였다.
대형마트들도 자체브랜드를 내놨다. 이마트가 가장 먼저 자체브랜드 데이즈를 출시하고 지난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자체브랜드인 테와 F2F를 각각 선보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저가브랜드 의류를 운영하는 노하우가 부족한 점도 에잇세컨즈 성장속도가 더딘 원인으로 꼽힌다.
이랜드월드의 경우 스파오를 비롯해 미쏘, 후아유 등 SPA브랜드를 두고 있는 데다 여성복 저가브랜드 로엠, 클로비스, 2ME, 편집숍 폴더 등을 운영하는 만큼 저가브랜드 노하우가 풍부하다.
그러나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SPA브랜드를 비롯해 저가브랜드로 에잇세컨즈가 유일하다.
에잇세컨즈는 지난해 매출 1500억 원을 내면서 같은 시기인 2012년에 사업을 시작한 스파오와 매출 격차가 2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