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이 국내판매 회복에다 노사화합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까지 안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노사화합을 기반으로 경영실적을 개선해왔는데 노조가 참을 만큼 참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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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 |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노사가 2017년 임금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마라톤 협상을 하고 있다. 노사는 25일 교섭을 열었지만 타결에 실패했고 주말을 보낸 뒤 28일 교섭에 다시 들어갔다.
노사는 2016년까지 2년 연속 파업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었지만 노조가 나아진 경영상황을 감안해 올해 임금협상에서 임금인상과 성과급 지급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2017년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5만 원 인상, 격려 및 성과급 400만 원, 추가수당(기본급의 200%) 등을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제시안을 3차례 수정했지만 기본급 5만 원 인상, 격려 및 성과급 50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하면서 노조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2012년부터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지속했고 2015년에는 노사 대타협을 통해 추가 임금부담을 줄이면서 노조도 양보할 만큼 양보했다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는 2013년 영업이익 171억 원을 내면서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2016년 영업이익 3105억 원으로 늘어났다.
2017년 상반기에도 국내 완성차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내수와 수출판매가 동시에 늘어났다. 2017년 상반기 국내외에서 13만5895대를 팔아 2016년 상반기보다 9.7% 증가핬다.
박동훈 장은 2016년 사장 취임 첫 해부터 임금협상을 타결하는 데 진통을 겪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2016년 파업없이 임금협상을 타결했지만 노조는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에서 2차례 연속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박 사장은 볼보사업부, 폭스바겐코리아 등 수입차 브랜드를 맡다 르노삼성차에 자리를 옮기면서 처음으로 국내 완성차회사 경영을 맡게 됐다.
르노삼성차에서 고객취향을 겨냥한 신차 투입과 본사와 소통 면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지만 노무관리 면에서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르노 본사가 스페인법인과 한국법인에서 구조조정과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해 효과를 본 경험이 있어 르노삼성차 노조가 최근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선 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수 있다.
박 사장이 르노삼성차를 지속적으로 키우기 위해서도 노사화합의 토대를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
르노삼성차는 본사와 협의해 2014년부터 연간 8만 대 수준의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본사는 르노삼성차의 생산능력을 높게 평가해 로그 위탁생산 물량을 늘렸지만 위탁생산 기한은 2019년 9월에 만료를 앞두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상반기에 7만7천 대를 수출했는데 이 가운데 96%인 7만4천 대가 로그 물량이었다. 르노삼성차 노조갈등이 심화할 경우 본사의 신뢰도 하락이 생산물량 축소로 이어져 르노삼성차는 몸집이 줄어들 수도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차가 경영실적을 개선할 수 있었던 기반은 노사화합”이라며 “하지만 르노삼성차가 내수꼴찌로 입지가 탄탄하지 않은 데다 노조가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하면서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