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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 |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돌연 사퇴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데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사퇴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개헌문제 등으로 청와대와 새누리당 사이에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김 최고위원이 사퇴한 배경에 대해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국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돌아봐야 한다”며 “나부터 반성한다는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최고위원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며 경제활성화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말했는데 국회가 부응하지 못했다”며 “대통령이 많이 가슴이 아팠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는 정기국회에서 경제활성화법을 통과시키는데 직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김 대표와 이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논란이 된 개헌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개헌론을 편 김무성 대표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김 최고위원은 “개헌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과제”라며 “경제관련 법안들이 통과돼야 개헌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개헌이 골든타임이라고 하면서 국회가 대통령에게 염장을 뿌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은 대표적 개헌론자로 알려져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달 초에도 “대통령도 개헌 필요성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국회에 계류된 경제활성화 법안을 먼저 통과시키고 개헌에 대해 합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무성 대표는 김 최고위원의 사퇴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철회하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의 사퇴는 7월 전당대회 이후 구축된 김무성체제가 처음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김 대표는 개헌과 공무원연금 등을 두고 청와대와 대립각을 드러내면서 여론의 포화를 맞고 있는데 김 최고위원 사퇴로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최고위원 사퇴의 배경에 그가 직접 밝힌 이유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이 집중하고 있는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데 대해 김무성 대표의 책임을 물으면서 김 최고위원이 새누리당 내부에서 잠재적 대선주자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친박계의 지지를 얻기 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특히 김 최고위원이 사퇴를 하겠다고 밝힌 시점이 무엇보다 청와대가 개헌론을 놓고 김 대표를 공격하고 나선 때와 겹친다는 점에서 이런 분석에 힘이 실린다.
김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 당시 총리 지명까지 받아 ‘친이계’로 분류되는 비주류다. 그렇지만 지난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에 이어 3위로 최고위원으로 선출되는 이변을 연출할 정도로 새누리당에서 주목받는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이다.
김 최고위원은 김 대표와 인연도 깊다. 김 최고위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측근인 김동영 전 장관이 추천해 김 전 대통령 아래서 정치를 시작한 상도동계 출신이다. 김 대표 역시 김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과 내무부 차관을 거친 대표적 상도동계 정치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