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지주사체제 전환이 걸려있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의 임시 주주총회를 열흘 정도 앞두고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최근 신 전 부회장과 뜻이 같은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까지 가세하면서 신동빈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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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왼쪽)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18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직접 쓴 ‘나의 아버지 신격호’라는 평전을 23일 낸다고 밝혔다. 이 책은 신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한창 벌이던 지난해부터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책의 출간시기나 책에 담긴 내용 등을 봤을 때 다분히 의도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버지의 명예를 높이는 순수한 동기라면 반길 일이지만 롯데의 경영권이 일본으로 넘어 갔다거나 국부가 유출되고 있어 경영권에 복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며 “기존에 해왔던 그릇된 주장을 또 다시 반복하기 위해 책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 책의 저자소개에서 “해임이 신격호 회장의 뜻이 아니라 롯데그룹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음모의 소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룹의 경영을 정상화하고 창업주의 경영철학을 계승하려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을 놓고 한국기업인지 일본기업인지를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롯데그룹이 가장 민감해 하는 국적문제도 건드린다.
롯데그룹의 지주사체제 전환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될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의 임시주총은 29일 열린다. 주총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롯데그룹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하루가 멀다하고 입장을 밝히며 치열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도 가세했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이 신 전 부회장과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이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 다른 소액주주들의 주주총회 참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점은 롯데그룹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앞으로 4개사 분할합병안을 반대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데 이어 얼마 전부터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1인시위도 이어가고 있다.
롯데지주 출범을 반대하는 내용이 붙어있는 대형버스도 주총이 열리는 날까지 서울시내를 운행한다.
이 모임은 “주요 일간지 1면 하단에 소액주주들의 반대입장을 표명하려고 광고계약을 체결하고 광고비까지 전액 입금했으나 롯데그룹의 압력으로 광고가 일방적으로 취소됐다”고 주장하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이 모임은 60~70명이 소속돼 활동하고 있는데 신동주 전 부회장과 그의 자문은 맡고 있는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을 특별고문으로 선임했다.
이를 놓고 신동주 전 부회장이 소액주주들을 앞세워 지주사체제 전환에 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지만 모임 측은 먼저 신 전 부회장 측에 연락을 했고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을 뿐이라고 해명한다.
롯데그룹은 이런 움직임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다 최근 배당확대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 뒤 롯데쇼핑 주가는 9.2% 급등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