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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2014년11월24일 서울 광진구 W서울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스타트업 네이션스 서밋 201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카카오 계열사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카카오가 끊임없이 펼치는 인수합병(M&A)과 분사전략 때문인데 카카오의 지배구조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지배구조개편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 카카오, 계열사 수 급증
13일 카카오에 따르면 현재 계열사가 80개에 육박하고 있다.
카카오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2014년 9월 합병한 이후 36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3년 만에 계열사가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네이버의 계열사는 올해 3월 말 기준 70개로 카카오보다 오히려 적다.
카카오의 계열사가 급격히 불어난 이유는 활발한 인수합병과 분사전략 때문이다.
카카오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한 이후 투자전문회사 케이벤처그룹을 설립했고 김범수 의장이 2012년 설립한 벤처캐피탈 케이큐브벤처스를 인수하며 계열사가 급격히 불어났다.
카카오는 2015년 들어 내비게이션 ‘김기사’를 운영하던 록앤올을 626억 원에 인수했고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패스'도 사들였다. 이어 디자인전문기업 ‘탱그램디자인연구소’, 자동차 수리견적회사 ‘카닥’, 게임유통사 ‘엔진’, 뷰티숍 솔루션 기업 ‘하시스’ 등을 인수합병했다.
2015년 9월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맡았던 ‘인수합병 전문가’ 임지훈 대표가 카카오 대표에 오르면서 카카오의 인수합병은 더욱 확대됐다.
카카오는 지난해 국내 최대 음원서비스업체인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76.4%를 1조8775억 원에 매입했고 파킹스퀘어, 넘버웍스, 피플러그, 블루핀도 인수하며 2조 원 가까이를 인수합병 비용으로 썼다.
기존 사업부분을 활발히 분사하는 것도 카카오 계열사가 급격히 늘어나는 배경으로 꼽힌다.
카카오의 캐릭터사업 자회사인 카카오프렌즈, 인공지능(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 주문생산플랫폼 자회사 카카오메이커스, 간편결제 자회사 카카오페이, 교통서비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 등을 꾸준히 분사했다.
계열사가 급격히 불어나자 이를 관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카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임지훈 대표 직속 기구로 ‘공동체성장센터’를 신설하고 카카오 자회사와 본사 간의 원활한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일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했다. 센터장에 카카오 창업멤버인 송지호 패스모바일 대표가 임명됐다.
◆ 김범수, 카카오 지배구조 재편할까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카카오가 늘어나는 계열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지배구조개편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는 올해 4월 투자전문회사였던 케이벤처그룹을 ‘카카오게임즈홀딩스’로 바꾸고 게임을 담당하는 중간지주회사로 바꾸었다. 케이벤처그룹이 맡고 있던 기존 투자부문은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법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 이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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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지호 카카오 공동체성장센터 센터장. |
이를 통해 카카오를 정점으로 100%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홀딩스가 카카오게임즈를 지배하고 카카오게임즈가 다른 게임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카카오의 다른 100% 자회사로 신설된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카닥 등 카카오의 게임계열사를 제외한 IT계열사들을 거느리는 역할을 맡게 됐다.
카카오게임즈홀딩스의 신설과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의 계열사 이관을 놓고 김범수 의장이 카카오 지배구조개편의 신호탄을 쐈다는 말도 나온다.
김범수 의장이 카카오를 지주사체제로 재편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의 지주회사를 만들고 사업별로 중간지주사들을 거느리며 중간지주사들이 개별사업을 책임지는 손자회사들을 거느리는 구조로 지배구조를 개편한다는 것이다.
카카오가 지주사체제를 갖추게 된다면 카카오게임즈홀딩스와 카카오게임즈는 합병이 유력하다. 현재 지주회사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홀딩스와 카카오게임즈가 합병을 하지 않을 경우 카카오게임즈는 거느리고 있는 게임계열사들의 지분을 100%로 늘려야 하는데 이렇게 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카카오게임즈홀딩스와 카카오게임즈를 합병하면 카카오-카카오게임즈 합병법인-게임계열사 구조가 만들어져 추가지분매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
김 의장이 지주사체제 전환과정에서 카카오 지배력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김 의장은 현재 카카오 지분 18.57%를 보유하고 있고 김 의장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케이큐브홀딩스도 카카오 지분 14.69%를 들고 있다.
카카오가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인적분할을 한 다음 케이큐브홀딩스와 합병하면 김 의장의 카카오 지배력이 높아질 수가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의 지주사체제 전환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존재가 은산분리 때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이 통과된 이후에 지주사 추진을 검토해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