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 CJ오쇼핑 등 홈쇼핑3사가 유통업계의 전반적인 부진에도 좋은 성적을 내놓고 있다.
특히 T커머스의 성장이 눈에 띄게 가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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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허태수 GS홈쇼핑 대표와 강찬석 현대홈쇼핑 대표, 허민회 CJ오쇼핑 대표. |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일 “현대홈쇼핑은 올해 T커머스 덕분에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연말까지 T커머스 취급고 16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현대홈쇼핑의 목표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T커머스는 TV와 상업(Commerce)의 합성어로 양방향 데이터방송을 통해 시청자가 TV 리모컨으로 상품정보를 확인하고 실시간 구매를 할 수 있는 채널이다. 기존 홈쇼핑이 주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반면 T커머스는 녹화방송으로만 편성된다.
현대홈쇼핑은 T커머스 취급고가 2015년 200억 원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천억 원 수준에 도달했다. 올해 상반기에 이미 800억 원을 넘어서면서 고속성장 중이다.
현대홈쇼핑을 비롯한 홈쇼핑회사들은 유통업계에서 새로운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홈쇼핑업계의 취급고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유통업계 전반에서 소비회복에 기대감이 높지만 실제로 소비가 의미있게 회복되고 있는 채널은 홈쇼핑이 유일하다”고 파악했다.
실제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전통적 유통강자들은 어두운 업황 속에 고전 중이다. 잘나가던 편의점도 예전같지 않다. 얼마 전만해도 ‘편의점 황금시대’라는 말이 나왔지만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정책과 가맹사업 규제강화로 이런 얘기가 쏙 들어갔다.
하지만 홈쇼핑업계는 구조상 인력비중이 낮아 최저임금 인상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가맹사업 규제나 골목상권 침해논란 등에서도 자유롭다.
특히 T커머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현대홈쇼핑뿐 아니라 GS홈쇼핑과 CJ오쇼핑 역시 T커머스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CJ오쇼핑은 2분기에 T커머스 취급고가 무려 3배 이상 성장했으며 GS홈쇼핑의 T커머스 취급고도 같은 기간 180% 증가하며 실적상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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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홈쇼핑이 2015년 개국한 T커머스 채널 ‘GS MY SHOP’. |
한국T커머스협회에 따르면 T커머스 시장규모는 2014년 800억 원에 불과했는데 올해 1조8천억 원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양방향성이 보장된 디지털TV가 빠르게 보급되며 가입자가 급증했고 이와 비례해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기존 홈쇼핑시장이 15조 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 규모가 작지만 2014년을 정점으로 성장세가 꺾였던 홈쇼핑업계에 새 성장동력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T커머스 시장은 2012년 KT계열의 KTH가 서비스를 시작하며 시장이 형성됐다.
홈쇼핑회사들은 당초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시장잠식)을 우려해 2015년 뒤늦게 T커머스에 뛰어들었지만 T커머스는 기존 홈쇼핑채널들과 상품구성, 고객연령대가 달라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T커머스는 그 자체로도 성장과 이익에 기여하지만 TV채널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기존 생방송TV부문과 시너지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홈쇼핑업계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위해선 고마진인 TV채널의 성장이 필수적인데 이를 T커머스의 급성장이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TV채널은 홈쇼핑업계의 주력플랫폼으로 영업이익률이 8~10%에 이른다. 상품 판매자 입장에서 1시간 동안 상품을 자세히 설명하고 광고하며 판매까지 할 수 있어 높은 수수료율을 유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