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한국항공우주산업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투자판단을 유보한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8일 “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분식회계를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어 과거 재무제표와 이를 기반으로 작성된 추정재무제표를 신뢰할 수 없게 됐다”며 “한국항공우주산업에 대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 제시를 유보하고 커버리지(투자분석)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
|
|
▲ 장성섭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직무대리. |
검찰은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수천억 원대의 조직적인 분식회계를 저지른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총 3조 원대에 이르는 경공격기 FA-50 수출사업을 추진하면서 영업이익을 회계기준에 맞지 않게 선반영하는 등의 방식을 동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분식회계를 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7월31일부터 정밀감리에 착수했다.
정 연구원은 “분식회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도덕성과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검찰수사에도 불구하고 최근 태국에 2912억 원 규모의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추진하고 있는 완제기사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검찰이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의 개발비리 의혹이 사실로 판명날 경우 수리온의 해외수출은 당분간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연구원은 “검찰수사와 금융감독원의 정밀감리 등을 통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분식회계 여부와 그 규모가 확인되고 이를 근거로 미래의 실적을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게 되는 시점에 한국항공우주산업의 투자분석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는 8일 전일보다 2% 이상 떨어진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 소폭 올랐던 데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