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적회로(IC)카드 생산회사 코나아이가 카카오뱅크 돌풍에 함께 떠오르고 있다.
조정일 코나아이 대표는 주력사업을 교통카드에서 집적회로카드로 바꾸는 모험 끝에 결실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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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일, 카카오뱅크 돌풍 타고 코나아이 모험도 결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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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일 코나아이 대표. |
코나아이는 자체적인 집적회로칩 운영체제(COS)를 적용한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5종을 자회사 코나씨에서 제작해 카카오뱅크에 공급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집적회로카드는 플라스틱 카드 안에 초소형 컴퓨터와 메모리를 내장해 운영체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코나아이는 글로벌 집적회로칩 운영체제시장에서 점유율 10%를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고객이 체크카드를 더 많이 신청할수록 코나아이의 이익도 늘어나는 셈이다. 현재 카카오뱅크에 계좌를 만든 고객 100만 명 가운데 67만 명 가량이 체크카드를 신청했다.
카카오뱅크 체크카드가 카카오프렌즈의 인기 캐릭터 ‘라이언’과 ‘어피치’ 등을 디자인에 적용해 화제에 오르면서 추가 발급신청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2015년 10월 카카오뱅크 설립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을 결정하면서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를 수주하기 위해 준비했다.
코나아이는 지난해 12월 보유하고 있던 카카오뱅크 지분 4%를 모두 팔았지만 두 회사의 전략적인 파트너십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코나아이가 카드 집적회로칩시장에서 보유한 경쟁력을 카카오뱅크에서 높게 산 것으로 보인다. 코나아이는 글로벌 카드 집적회로칩시장에서 점유율 10%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백승현 코나아이 IC칩사업본부장은 “코나아이는 친환경소재나 프리미엄, 전자지문인식 등 특수카드를 제작하는 기술력을 갖췄고 디자인센터도 보유해 고객맞춤형 카드를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나아이는 상반기에 영업손실 39억 원을 봤다. 집적회로칩을 탑재한 플라스틱카드의 발급량 증가세가 둔화됐고 지난해 시작한 모바일 결제플랫폼 ‘코나머니’가 부진했던 탓이다.
그러나 증권업계의 전망을 종합하면 코나아이는 하반기에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뱅크의 흥행으로 체크카드 물량을 안정적으로 얻게 된 덕분이다.
코나아이 주가도 3일 1만2100원으로 장을 마쳐 카카오뱅크 출범 직전인 7월26일 1만550원보다 14.7% 오르는 등 시장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7월27일 문을 열었다.
조정일 대표는 대우정보통신 연구원 출신으로 1998년 퇴직금 2500만 원을 털어 KEB테크놀러지(현 코나아이)를 세웠다. 외환위기 속에서도 교통카드시장을 초기에 선점해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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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일, 카카오뱅크 돌풍 타고 코나아이 모험도 결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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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나아이의 집적회로칩 운영체제(COS)를 탑재한 카카오뱅크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 |
그러나 2003년 돌연 교통카드사업을 판 뒤 대규모 손실을 감수하고 집적회로카드 연구개발에 투자한 끝에 성과를 냈다.
조 대표는 지난해 12월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면서 “생존을 위해 변화할 수밖에 없었던 때이고 회사를 설립한 뒤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2010년대 들어 전 세계에서 기존의 직불·신용카드를 집적회로카드로 바꾸기 시작하자 해외로 발을 뻗었다. 코나아이는 전 세계 국가 90여 곳에 집적회로칩을 수출하고 있다.
조 대표는 현재 모바일 결제플랫폼과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3월 인터뷰에서 “IT기술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며 “코나아이는 개방형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세상을 이롭게 만드는 사업모델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