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실수요 중심의 주택수급 관리대책을 마련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등 투기수요의 부담은 늘리고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해 서민 주거안정을 추진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브리핑을 통해 “사람 중심의 공정한 주택시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집값안정과 주거복지에 우선하는 정책은 없다”며 “9월 중으로 새로운 주거복지 패러다임과 구체적 실천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는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수급 관리방안이 담겼다. 먼저 투기수요의 세 부담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를 중과하기로 했다. 대상지역은 지난해 11.3대책과 올해 6.19대책을 통해 지정한 조정대상지역인데 서울 전 지역과 경기 7개시(과천, 성남, 하남, 고양, 광명, 남양주, 동탄2), 부산 7개구, 세종시 등이다.

현재는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차익에 따라 6~40%의 기본세율이 적용되는데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10%포인트, 3주택자 이상은 20%포인트가 가산된다. 또 3년 이상 보유시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10~30%를 공제하는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배제한다. 2018년 4월1일 이후부터 적용한다.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도 현행 2년 이상 보유, 양도가액 9억원 이하에서 2년 이상 거주 요건을 추가했다. 조정대상지역의 분양권 전매시 양도소득세는 보유 기간과 무관하게 50%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비과세 요건 강화는 3일부터 바로 적용되며 분양권 전매 양도소득세율은 2018년 1월1일 이후 적용된다.

청약제도는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된다.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의 1순위 자격요건이 현재 청약저축 가입기간은 수도권 1년·지방 6개월, 납입횟수는 수도권 12회·지방 6회인데 가입기간은 2년, 납입횟수는 24회 이상으로 강화한다.

무주택기간, 부양가족수, 청약저축 가입기간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민영주택 가점제 적용 비율은 상향된다. 투기과열지구 내 85㎡ 이하 주택은 가점제 비율을 75%에서 100%로 끌어올렸고 조정대상지역 내 85㎡ 이하 주택은 40%에서 75%로, 85㎥ 초과 주택은 0%에서 30%로 확대했다.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곳에서 재당첨 제한이 적용되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가점제 당첨세대는 2년간 가점제 적용을 배제하기로 했다. 가점이 높은 무주택자가 지방 인기 민영주택을 당첨받은 후 분양권을 전매하는 등의 사례를 막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민영주택 미계약분 발생 시 예비입주자 선정도 추첨제가 아닌 가점제를 우선 적용하기로 했다. 가점제 당첨 후 계약포기를 통해 고의로 미계약 물량을 만들어 미계약 물량을 특정인에게 넘겨주는 불법행위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지방 민간택지에 전매제한기간을 설정하고 조정대상지역 내 오피스텔 전매제한기간 강화 등도 추진한다.

정부는 서민을 위한 공급확대 계획도 세웠다. 공공임대주택 13만 호, 공공지원주택 4만 호 등 연간 17만 호의 공적 임대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약 60%인 10만 호가 수도권에 공급된다.

신혼부부를 위한 주거방안도 마련된다. 연간 공공임대주택 4만 호를 신혼부부에 공급하는 것과 별도로 신혼부부를 위한 분양형 공공주택, 가칭 신혼희망타운을 연평균 1만 호, 모두 5만 호를 추가로 공급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시장수요에 따라 물량이 늘어날 수도 있다.

그린벨트 해제지역과 기존 공공택지 등을 활용하며 입지가 양호한 과천지식정보타운, 과천주암, 위례신도시, 화성동탄2 등 수도권에서 3만 호를 공급한다.

신혼부부가 여건에 따라 공공분양주택, 분납형 주택, 10년 분양전환임대 등 다양한 주택유형을 옵션형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저소득 신혼부부를 위해 주택기금 대출상품도 마련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