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가 출시초반부터 흥행하며 스마트폰사업의 실적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미 출시효과가 잦아들고 장기흥행 가능성도 불투명해진 만큼 삼성전자가 하반기부터 갤럭시S8의 가격을 낮춰 판매량 유지를 꾀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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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는 2분기에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 매출 30조 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에서 올렸다고 27일 밝혔다.
매출을 갤럭시S8 시리즈의 평균출고가로 나눌 경우 전 세계에서 2천만 대 가까운 판매량을 보인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5월 중순에 판매량 1천만 대를 넘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전작인 갤럭시S7을 뛰어넘고 삼성전자 스마트폰 가운데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판매량이 늘었던 셈이다.
2분기 IM부문 영업이익은 4조 원대에 이르렀다. 지난해 2분기보다 소폭 줄었지만 갤럭시S8 출시가 4월 말로 늦어진 점을 고려하면 실적개선에 큰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를 겪은 뒤 내세울 만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이 없어 수익개선에 고전해왔다. 1분기에 IM부문 영업이익은 2조 원에 그쳤다.
갤럭시S8이 사실상 1년 만에 출시되는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신제품을 기다리던 소비자들의 수요를 대거 끌어모으고 제품경쟁력도 좋은 평가를 받아 초반에 강력하게 흥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경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컨퍼런스콜에서 “갤럭시S8은 늦은 출시에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전작의 판매량을 웃돌았다”며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갤럭시S8의 판매는 주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품공급사와 국내 증권사 등을 통해 갤럭시S8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갤럭시S8과 중저가 스마트폰의 생산량이 모두 2분기에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반기에도 큰폭의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스마트폰 최대시장인 중국에서 갤럭시S8의 판매량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중국 스마트폰 판매점유율은 3%로 1년만에 절반 넘게 떨어졌다.
삼성전자도 3분기부터는 갤럭시S8의 신제품 출시효과가 감소하며 판매량이 줄어들어 실적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자체전망을 내놓았다.
국내 증권사들은 갤럭시S8의 올해 판매량을 5~6천만 대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흥행의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며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을 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갤럭시S8의 출고가를 대폭 낮추거나 사은품 제공 등 마케팅을 강화하며 공격적으로 판매량 반등을 추진할 가능성도 떠오른다.
애플이 9월 공개하는 ‘아이폰8’로 역대 최고흥행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어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의 판매가 부진할 경우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입지를 지키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9월 신제품 ‘갤럭시노트8’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6.3인치 대형패널과 6기가 램, 듀얼카메라 등 고가부품 탑재가 예상되는 만큼 110만 원 이상의 고가로 출시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가격부담이 커 수요를 대거 끌어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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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8'. |
삼성전자가 가격부담을 느끼는 소비자의 수요를 대체할 모델로 갤럭시S8의 가격을 낮춰 내놓을 경우 장기흥행에 충분히 성과를 볼 공산이 있다. 아이폰8이 100만 원 이상의 고가출시가 유력한 만큼 삼성전자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미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갤럭시S8 시리즈의 가격을 조건없이 150달러 낮춰 판매하고 중고 스마트폰을 반납하면 150달러를 추가로 지원하는 보상판매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할인행사를 언제까지 진행할지 밝히지 않고 사실상 무기한으로 진행하며 판매가격을 낮춘 효과를 주고 있다. 전 세계로 갤럭시S8의 출고가 인하가 확대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컨퍼런스콜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하반기에도 갤럭시S7의 가격을 낮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는 갤럭시S8을 놓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하반기에 갤럭시노트8과 아이폰8, 구글 픽셀2 등이 일제히 출시되며 스마트폰 시장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갤럭시S8 등 이전작이 곧바로 할인판매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