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가맹점주의 수익이 악화하면서 편의점회사들의 출점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BGF리테일, GS리테일, 코리아세븐 등 국내 편의점회사는 금융과 세탁업무까지 서비스의 범위를 넓히고 본사차원의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등 돌파구를 찾고 있다.
◆ 편의점 가맹점주들 늘어나는 한숨
21일 업계에 따르면 2015년 국내 프렌차이즈 가운데 편의점 가맹점주의 이익이 가장 낮다는 통계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편의점회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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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편의점회사들이 편의점에 금융과 세탁 등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고객들이 편의점에서 각각 금융업무와 세탁업무를 보고 있다. |
편의점 가맹점주의 연간 수익은 1860만 원 수준으로 가장 높은 의약품 가맹점주 수익의 20% 수준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도 편의점 출점경쟁이 심화하면서 점포당 매출이 최근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편의점 수는 3만4천 곳이었는데 최근 2년 동안에만 5천여 곳이 새로 생겼다.
편의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요증가가 출점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포화상태”라며 “편의점업계의 성장에도 점포수의 급증이 오히려 점주들의 수익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최저임금이 큰폭으로 오르는 점도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은 유통업 가운데 최저임금을 주는 아르바이트생을 가장 많이 쓰고 있다.
편의점 전체매출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담배매출의 감소추세도 점주들의 걱정거리다. 편의점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45%가량인데 올해 초 담뱃갑에 흡연경고그림이 도입되면서 담배판매가 크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5월 편의점 담배매출은 지난해 5월보다 점포당 9.3% 감소했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올해 1천 곳의 점포를 새로 연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근 이마트위드미도 매년 1천 곳씩 출점하는 등 편의점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가맹점주의 수익이 악화하면 편의점을 신규로 출점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편의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편의점은 가맹점주가 살지 못하면 회사도 살아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 서비스 확대해 매출 늘리고 본사지원으로 비용 낮추고
편의점회사들은 가맹점주의 수익방어를 위해 앞다퉈 편의점에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단순한 판매채널을 넘어 편의점을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편의시설로 바꿔 매출확대를 꾀하고 있다.
최근 GS리테일은 편의점에서 항공권의 예약과 발급서비스를 선보였다. 세탁물 서비스도 시작했다. 고객들이 직접 세탁소를 찾아가지 않아도 편의점에서 세탁물을 맡기고 찾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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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왼쪽)과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사장. |
세븐일레븐도 1인 가구를 위한 세탁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 세탁회사와 제휴해 365일 24시간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세탁물을 맡기고 찾아갈 수 있다.
BGF리테일은 편의점 CU에 금융서비스를 접목했다. 지난해 처음 신한은행과 손잡고 은행업무가 가능한 키오스크를 선보였다. 카셰어링 회사인 쏘카와 제휴해 50여 개 점포가 차량 대여의 거점역할도 하고 있다.
택배업무를 보기위해 편의점에 들르는 모습은 이미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본사차원에서 직접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규 서비스 확대는 매출을 늘리는 효과가 미미한 데 가맹점주의 불편함만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제품만 판매해도 바쁜 점주들에게 각종 서비스 운영으로 과도한 업무를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편의점의 한 점주는 “서비스를 받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물건도 구매하기를 기대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며 “특히 분실이나 파손위험이 있는 택배업무는 고객들이 점주에게 직접 항의하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
가맹점주로부터 받는 가맹점수수료를 낮추는 방법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국내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까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가맹점주협의회 등과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한 대책마련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편의점업계는 최근 최저임금이 1천 엔으로 올라 가맹점주 수익에 타격을 입자 본사차원에서 발빠르게 지원방안을 내놨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앤아이홀딩스는 로열티를 1% 줄이기로 했다. 훼미리마트와 로손은 폐기지원과 점포운영보조금 등으로 점주들의 운영비용을 낮춰줄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