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헤드헌팅회사 CEO로 강연과 저술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이 새 책 ‘왜 출근하는가’(21세기북스)를 펴냈다.
‘보스가 된다는 것’(2013), ‘사장의 생각’(2015)에 이어 이번엔 30대 직장인을 위한 고민과 해법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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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 |
우리는 매일 세끼 식사를 할 때마다 밥을 왜 먹는지 질문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눈을 뜨면 허겁지겁 출근 준비를 하고 옆 사람의 시큼한 땀 냄새를 참아가며 흔들리는 지하철을 타고 회사까지 도착하는 동안에도 왜 출근하는지 돌이켜 묻는 법은 드물다.
습관처럼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무심코 수행할 뿐이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문득 길을 잃은 듯한 느낌에 사로잡힐 때가 적지 않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계속 이 길을 가야 하는 걸까, 길 끝에는 뭐가 기다리고 있을까 등등. 벽 앞에 서는 순간에야 이런 질문들이 찾아온다.
‘왜 출근하는가’는 직장인을 위한 실용서가 흔히 그렇듯 지식이나 정보를 담고 있지 않다. 직장생활에서 대인관계를 훌륭히 해내고 업무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이론가이드가 아니다.
이 책은 지식보다 지혜를, 정보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만날 수 있는 문제를 놓고 해법을 들려준다.
저자는 한겨레에서 오랫동안 기자생활을 했던 언론인 출신으로 성공한 기업인, 저술가, 강연자다.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는 이 책이 주 독자층으로 삼고 있는 요즘 30대 젊은이들에게 어쩌면 지루하고 따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서문에서 말하듯 ‘꼰대’이기를 거부하고 철저히 30대 직장인의 눈높이에서 그들과 고민을 함께 하고 직장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난관을 돌파할 길을 안내한다.
저자는 책의 첫장에서 대개 막 직장생활에 발을 디딘 30대를 ‘봄’에 비유했다.
그런데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봄이 아니다. 바람이 불고 변덕이 이만저만이 아닌 봄이다. 바람이 없으면 봄이 아니듯 직장 초년생에게 시련은 어김없이 닥치게 마련이다. 이직을 고민하기도 하고 초보 리더로서 중압감에 짓눌리고 실수를 하게 될 때도 많다.
책은 모두 4장에 걸쳐 소주제별로 직장생활 초기부터 10년 후에 이르기까지 만날 수 있는 문제적 상황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해법을 제시한다.
읽다 보면 무릎을 치며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을 듯하다. “그렇지, 우리 부장이랑 똑같은 유형의 상사네” “분명 비슷하게 사회생활을 출발했는데 지금 저 동기는 왜 저렇게 잘 나가는 거지?”
쉽고 재밌게 쓰였다.
‘이케아의 매장에 돌담 사진이 걸린 이유’나 ‘세계적 축구팀은 어떻게 탄생할까’와 같은 장은 일화로서 그 자체를 읽는 재미와 유용성이 크다. 여러 편의 영화도 예시로 인용돼 현재 직접 겪고 있지 않아도 다양한 상황과 만나는 간접경험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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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책 '왜 출근하는가'(21세기 북스) 표지 이미지. |
100세 시대라고 한다. 인생이 참 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어느 정도 살아 중장년에 이른 어느 누구라도 그렇게 느낄 것이다.
저자의 비유에 따라 30대가 봄이라면 그 봄은 정말이지 너무 짧다. 그렇기 때문에 허투루 보내기에는 너무도 아깝고 중요한 시기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생의 중대사는 30대에 결정된다’고 한다. 30대를 제대로 보내지 않으면 인생의 격차는 크게 벌어지고 그 틈을 온전히 회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과 삶의 관점에서 보면 책에서 다룬 일본의 사회문제를 분석한 사례에서 ‘직연인(職緣人)’과 ‘무연인(無緣人)’의 격차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이런 조언이다.
“대장장이들이 쇠가 식어서 굳어지기 전에 자신이 원하는 틀을 만들기 위해 쉴 새 없이 망치를 내리치는 것처럼 30대는 직업과 직무, 직장이라는 큰 틀을 잡는 데 주력해야 한다.”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30대에 이를 놓치면 ‘격차의 바다’를 항해하기란 너무도 어려워진다.
직장생활이 답답하고 고단하고 지칠 때 동료와 한잔 술을 나누며 견디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왜 출근하는가’를 한번쯤 돌아보며 성찰의 기회를 갖는 것도 좋을 듯하다.
30대 직장인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20대 예비 사회초년생들이나 중간관리자로 어깨가 무거운 40~50대 중간간부들에게도 리더십의 혜안을 줄만한 책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