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서 전략을 대폭 변경하거나 인수기회를 완전히 포기하는 등 큰 변화가 불가피해질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 참여하며 지분을 직접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도시바의 기존 발표와 상반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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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
SK하이닉스는 일본정부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뛰어들었다. 직접 지분인수가 아닌 약 3조 원을 자금대여 방식으로 출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도 최근 주주총회에서 “SK하이닉스가 인수전에 참여하더라도 도시바의 반도체기술에 직접 접근하거나 경영권을 확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바와 반도체 합작법인을 운영하는 웨스턴디지털이 SK하이닉스의 인수전 참여에 강력히 반발하고 도시바 주주와 일본정부도 기술유출을 우려하며 반대입장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결국 도시바 반도체 지분을 확보해 의결권을 얻을 수 있는 조건으로 참여를 결정했다. 도시바가 거짓주장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사실로 확인되면 도시바 반도체 매각을 둘러싼 마찰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본정부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들 사이 입장차로 매각절차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인수조건을 변경하거나 완전히 인수기회를 포기해야 한다는 웨스턴디지털의 압박도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반도체사업 매각이 시급한 만큼 최대한 걸림돌이 되는 요소를 제거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은 SK하이닉스가 지분을 직접 인수하면 독점금지규제에도 부딪힐 가능성이 높아져 도시바가 반도체사업 매각을 계획대로 진행하기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