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20대 아들에게 편법으로 회사를 물려줬다는 논란을 놓고 억울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김 회장은 22일 충남 공주시 정안면에서 열린 하림펫푸드 해피댄스스튜디오 미디어데이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관련 내용에 왜곡된 부분이 있다”며 "굉장이 억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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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
하림그룹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재계 30위 대기업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김 회장이 젊은 아들 김준영씨에게 비상장계열사 ‘올품’ 지분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편법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회장은 “하림은 2011년도에 승계할 당시 중견기업이었고 당시는 중견기업법이 생기기 전”이라며 “증여를 놓고 국세청에서 여러 차례 조사하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만큼 법률자문을 받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도 증여한 뒤 2015년도 팬오션 인수와 계열사들의 실적향상으로 기업규모가 커지면서 발생된 오해”리며 “당시 기업가치에 맞게 증여세를 냈는데 현 자산가치를 들어 ‘10조 원의 회사를 증여하면서 100억 원의 증여세만 냈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들 김준영씨가 냈어야 할 증여세를 사실상 회사에서 대납해줬다는 의혹도 해명했다.
올품은 지난해 김준영씨를 대상으로 30% 규모의 유상감자를 실시하고 100억 원을 지급했다. 올품이 대구은행으로부터 100억 원 상당을 대출 받은 점 또한 논란에 불을 지폈다.
김 회장은 “일반적으로 증여액 안에는 증여세가 포함돼 있다”며 “예컨대 200억 원을 증여했다면 이 중에서 100억 원의 증여세를 내는 구조인데 비상장주식이라 현물납부도 안되고 매매할 수도 없어서 가장 쉬운 방법인 유상감자를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하림그룹이 올품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에 놓고도 “이 기간에 다른 계열사와 합병이 이뤄지면서 두 회사의 매출이 합쳐지다 보니 급증한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제일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아들 김준영씨가 아니라 김 회장 본인이라고 주장도 펼쳤다. 제일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41.78%를 보유한 김 회장이다.
그러나 김준영씨의 회사인 한국인베스트먼트와 올품이 제일홀딩스 지분을 모두 44.6%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김준영씨가 하림그룹의 최대주주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 회장은 “최대주주를 정할 때는 법인 하나당 지분율이 얼마인지를 따지는 것”이라며 “법인 두 개를 합쳐서 최대주주를 정하는 것은 옳지 않은 데다 부인의 지분을 합하면 우리 부부의 지분이 47.36%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15∼20년 뒤에 아들의 경영능력을 보고 승계를 결정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가정형편상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당시에 아들에게 증여하게 된 것”이라며 “증여는 하지만 회사의 경영권은 넘기지 않는 것으로 아들에게 각서까지 받아뒀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45개 대기업집단을 상대로 실태점검을 진행 중인 것과 관련해서는 직권조사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회장은 “사내에 변호사가 4명이나 있다”며 “법은 지도와도 같아 평소 법질서를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둬야한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