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진자산운용의 우리은행 지분 매각에 따른 대규모 차익실현에도 지분 매각을 미룰 가능성이 높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진자산운용이 우리은행 지분 일부를 매각함에 따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분 매각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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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유진자산운용은 6월2일 6개월 보호예수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우리은행 지분을 팔 수 있게 됐다.
유진자산운용은 우리은행 지분 매입 당시 우리은행 지분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고 투자자를 모아 매입자금을 마련했다. 최근 이 펀드에 참여했던 한 사모펀드(PEF)사가 차익실현을 요구했고 유진자산운용은 19일 블록딜(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우리은행 지분 1% 매각했다.
이번에 자금을 회수한 사모펀드사는 813억9천만 원을 투자해 6개월 만에 304억8800만 원 가량의 차익을 거두게 됐다.
이번 우리은행 지분 매각 시 모집규모의 10배에 이르는 수요 주문이 들어온 것을 두고 현재 우리은행은 주식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우리은행 지분 투자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짐에 따라 적절한 매도시기를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는 우리은행 지분에 투자하는 펀드에는 코오롱을 비롯한 다수의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은행의 주가 부양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좀 더 시장을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회사 주식은 금리상승기에 수익성이 개선되기 때문에 금리인상의 수혜를 받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최근 두 차례 이어진 미국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며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해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커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순이자마진(NIM) 상승폭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던 만큼 금리상승에 따른 이득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하반기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 예고함에 따라 우리은행 역시 수익성이 개선돼 높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은 1분기에 순이자마진이 0.07%포인트 올랐는데 2분기에도 추가로 0.02%포인트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은행은 올해 2분기 순이익 435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측되는데 지난해 2분기보다 41.5%가 오른 규모다”라고 파악했다.
우리은행의 완전한 민영화가 곧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점도 우리은행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은행의 잔여지분 매각을 논의하고 있는데 새 금융위원장이 선임되면 지분 매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은행 투자자들은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숙원사업인 지주사 전환이 이루어질 때까지 지분 매각을 늦출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 행장은 2018년 3월이나 6월경에 지주사 전환을 마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래에셋관계자는 “우리은행 지분 투자 펀드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매도 의지를 밝혀야 지분 매각이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아직 요청이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