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공들이는 인도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인도 자동차 회복세가 뚜렷한데 현대차는 시장평균을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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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특히 인도정부가 새로운 자동차산업 발전계획을 추진하면서 현대차의 수혜도 기대된다.
8일 자동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인도시장에서 시장평균을 웃도는 성장률을 보이면 업계 2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9월 3만5041대를 팔아 지난해 9월보다 판매량이 14.5% 늘었다. 9월 인도 자동차 전체 판매량은 22만대로 지난해 9월보다 6% 증가했다.
업계 1위 마루티스즈키는 9만9290대를 팔아 지난해 9월보다 9.8% 늘어났다. 마루티스즈키는 일본 스즈키자동차와 인도정부의 합작사다.
◆ 인도시장에서 성장하는 현대차
마루티스즈키가 업계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현대차도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1~8월 누적 인도 판매량은 27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증가했다. 현대차의 성장율은 시장 평균성장률인 2.4%의 세 배가 넘는다.
마루티스즈키의 시장점유율은 약 45%로 현대차(약 16%)의 두 배가 넘는다. 하지만 현대차의 판매증가 속도가 마루티스즈키보다 높아 격차를 점차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인도경제의 침체로 감소세를 보였으나 올해 5월 새 정부가 출범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정부가 올해 연말까지 소비세 인하 정책을 연장한 데 이어 가솔린 가격도 낮아지면서 인도 자동차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인도 자동차시장 회복세에 발맞춰 정몽구 회장은 추석연휴에 인도를 방문해 판매전략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인도에서 “늘어나는 수요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 시장을 압도하는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며 “8월 현지생산을 시작한 i20의 밀착판매 전략을 통해 인도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현대차의 인도 첸나이 공장이 생산하던 유럽수출 물량을 터키공장으로 재배치하고 첸나이 공장 증설 및 새로운 공장 건립 계획도 보고받았다. 이는 늘어나는 인도 자동차 수요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 현지생산 및 판매체제를 갖추기 위한 조치다.
◆ 모디정부 경제정책 수혜받나
인도정부가 자동차산업 발전계획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인도시장에서 현대차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정부는 지난달 말 자동차산업을 포함한 제조업 육성과 신규 고용 창출 등을 뼈대로 하는 ‘메이드 인 인디아’(Made in India)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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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
이는 지난 5월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경제정책인 ‘모디노믹스’(Modinomics)의 일환이다. 모디노믹스의 핵심은 외자 유치, 제조업 육성,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인도정부는 자동차산업에서 애초 2016년까지 예정됐던 제1차 자동차산업 발전계획을 2015년 상반기에 마감하고 새 정부의 정책을 반영한 2차 계획을 2016년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제2차 자동차산업 발전계획에 수출 및 현지 생산 확대를 위해 다양한 형태로 완성차기업들을 지원하는 방안이 담겼다. 인도 현지공장 생산능력 확대를 검토 중인 현대차의 수혜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모디정부의 친기업 정책이 본격화함에 따라 현대차뿐 아니라 인도에 진출한 국내기업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현지공장을 가동중이다. 인도에 진출한 국내기업은 모두 400여 개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