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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회장,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 |
지난해 3월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이 해외 출장 중 심장마비로 숨졌다. 1년이 흐르고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을 비롯해 오너 일가가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세아그룹은 가족경영 체제로 순조롭게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이운형 전 회장 측과 이순형 회장 측의 지분이 워낙 팽팽하게 나뉘어져 있어 경영권 불씨를 안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세아그룹에 따르면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이 지난 21일 세아제강 등기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오는 3월에는 세아베스틸 등기이사로 선임될 계획이다. 이운형 전 회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세아제강과 세아베스틸 등기이사 자리는 1년 동안 공석이었다. 이운형 전 회장은 지난해 3월10일 남미 칠레로 출장을 가던 중 경유지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그룹이 형제경영으로 운영됐다면 이번 등기이사 선임은 이운형 전 회장 작고 이후 이순형 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게 되면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세아그룹은 1960년 창업주 이종덕 명예회장이 설립한 부산철관공업(현 세아제강)을 전신으로 한다. 1995년 장남 이운형 전 회장이 세아제강 회장직을 맡으면서 동생 이순형 회장과 함께 형제경영 체제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이운형 회장의 사망으로 이순형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이운형 전 회장 가족과 이순형 회장 가족 사이에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오너 일가가 경영일선에 전면적으로 나서면서 세아그룹이 형제경영 체제에서 가족경영 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세아그룹은 가족경영 체제를 위한 균형을 맞췄다. 이운형 전 회장의 부인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회장이 사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는 동시에 세아홀딩스 부회장에도 선임된 것이다. 박 회장은 이순형 회장과 함께 그룹 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또 이운형 전 회장의 아들 이태성 상무는 정기임원인사에서 그 동안 맡아온 세아홀딩스 상무와 함께 세아베스틸 기획본부장도 겸임하게 됐다. 최근에는 세아홀딩스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그룹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었다. 이태성 상무는 세아홀딩스, 세아알앤아이, 세아네트웍스, 세아엠앤에스, 세아메탈, 세대스틸, 해덕기업, 한국번디 등 8개 계열사에 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태성 상무와 동갑내기 사촌인 이순형 회장의 아들 이주성 세아베스틸 상무 역시 지난달 세아에삽 감사 자리에 오르면서 그룹 경영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이주성 상무는 세아에삽, 세아베스틸, 세대스틸, 해덕기업, 세아엠앤에스 등 4개 계열사에서 임원직을 맡고 있다.
그러나 경영권 다툼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태성 상무는 이운형 전 회장의 보유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의 최대주주로 등극했는데 이주성 상무가 세아홀딩스 주식을 사들이는 등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운형 전 회장 가족과 이순형 회장 가족의 지분율도 현재는 팽팽한 상태다.
이태성 상무와 박 회장은 세아홀딩스 지분을 각각 32.05%, 7.19%씩 총 39.24% 보유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이순형 회장 및 아내 김혜영씨, 이주성 상무는 각각 17.66%, 1.55%, 17.95%씩 모두 37.16% 보유하고 있어 이태성 상무 측보다 2% 포인트 가량 적을 뿐이다.
세아제강 지분율에서는 이순형 회장 측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순형 회장과 김혜영씨, 이주성 상무의 지분율은 각각 11.34%, 1.61, 10.85%로 모두 23.8%를 차지한다. 이태성 상무와 박 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19.12%, 0.73%로 모두 19.85%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