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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구 서린동 SK본사 사옥 앞에서 열리고 있는 ‘사회적기업 행복장터’ |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과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초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직원들에게 추석 안부와 함께 전한 근황이다. 수감 중인 최 회장이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하나는 사회적기업 지원인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 관련 전문서적을 이달 출간하는데 그룹 계열사들도 사회적기업 지원 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6일 종로구 서린동 SK사옥 앞에서 ‘사회적기업 행복장터’를 열었다고 7일 밝혔다. 8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사회적기업의 판로를 넓히고 홍보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새터민 및 장애인이 만든 가죽 제품을 판매하는 ‘고마운 손’을 비롯해 꼬마농부(커피찌꺼기 배양 버섯키트), 민들레누비(통영 전통 누비가방), 브링유어컵(텀블러), 커피지아(로스팅 원두커피), 울산패션인터넷사업협동조합(에코백 및 의료) 등 7개 사회적기업들이 참여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점심시간에 방문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행운권 추첨 등 홍보 이벤트를 진행하고 사은품도 증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행사를 열었다”며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기업이란 말 그대로 이윤 대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데 중점을 두는 회사를 말한다. 특히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기업 경영에서 얻는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데 앞장선다.
국내 대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협력사들과 상생을 강조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그러나 최근 SK그룹의 사회적기업 지원활동은 총수가 수감중인 상황에서 사회적기업 지원이라는 분명한 목표 아래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끈다.
SK그룹은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사회적기업 월드포럼 2014’를 공식 후원한다. 이 포럼은 2008년 영국에서 시작돼 올해로 7년째 열리는 행사로 사회적기업 분야의 올림픽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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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 |
SK그룹이 이 포럼을 지원하는 것은 최 회장의 최근 행보와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다.
최 회장은 옥중에서 사회적기업 관련 2권짜리 전문서 집필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은 포럼 기간에 맞춰 이달 중 발간된다. 재벌 총수가 전문서를 집필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분야가 경영 일반이 아닌 사회적기업을 다뤘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끈다.
최 회장은 책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금 전액 역시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해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K그룹은 사회적기업가 양성에도 발벗고 나섰다.
SK그룹은 카이스트와 함께 창업특화 경영전문 석사과정인 ‘KAIST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의 내년도 신입생을 8일부터 20일까지 모집한다. 이 과정은 지난해부터 개설된 2년 전일제 경영전문 석사과정으로 SK그룹은 최종 합격자에게 수업료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원한다.
최 회장의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은 “물고기를 가져다주는 것보다 잡는 법을 알려줘야 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그는 “단순한 기부는 그냥 물고기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진정성은 결국 지나봐야 알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과정이나 의도야 어떻든 대기업이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데 앞장 서는 것은 바람직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