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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30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6년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CEO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모두 소집하는 ‘확대경영회의’를 연다.
최 회장은 지난해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계열사 CEO들의 경영성적을 질타했고 연말 인사에서 큰 폭의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최 회장이 이번 확대경영회의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 최태원, SK그룹 CEO들 소집
1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과 각 계열사 CEO들은 19일 경기도 이천에 있는 SKMS 연구소에서 확대경영회의를 연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과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들, 각 계열사 CEO들이 전원 참석한다”고 말했다.
확대경영회의는 최 회장이 SK그룹의 경영진들을 소집해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는 비정기회의다. SK그룹은 보통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그룹의 경영방향을 논의하지만 확대경영회의는 최 회장이 직접 CEO들을 한 곳에 모아 메시지를 전달한다.
최 회장은 2015년 8월,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했다.
지난해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CEO들의 경영성적을 질타하며 SK그룹이 갑작스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 회장은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데스(돌연사)할 수 있다”며 “기업 간 경쟁을 전쟁에 비유하는데 이게 진짜 전쟁이라면 용납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경영지표도 꺼내 들면서 CEO들을 압박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자기자본이익률(ROE)가 낮고 대부분의 관계사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각종 경영지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CEO들에게 “돈 버는 방식, 일하는 방식, 자산 효율화 등 모든 것을 원점부터 재검토하라”로 지시했고 계열사별로 혁신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최 회장과 SK그룹 사장단들은 10월12일부터 2박3일 동안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하반기 CEO세미나’를 열었고 계열사 CEO들은 혁신안들을 보고했다.
최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연말 임원인사에서 대대적인 인사를 실시했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등 주요계열사의 사장들이 대거 교체됐다.
◆ 최태원, 어떤 메시지 전달할까
최태원 회장이 올해 확대경영회의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일단 최 회장이 지난해와 같은 ‘불호령’내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SK그룹의 3대 핵심계열사인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에 모두 좋은 성과를 냈다.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4조2344억원 영업이익 4105억 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0.1%, 2.1% 늘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1분기 매출6조2895억 원, 영업이익 2조4676억 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2.0%, 영업이익은 339.2%늘었고 SK이노베이션은 매출 11조3871억 원, 영업이익 1조43억 원을 내며 20%, 19%씩 늘었다.
최 회장이 문제삼았던 주가 저평가도 어느 정도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해 “SK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계열사 CEO들을 질타했었다.
SK그룹은 올해부터 CEO들의 인사고과에 ‘주가부양’을 넣었고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 CEO들에게 3월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도 했다.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 대부분 크게 올랐다. SK그룹은 올해 상장계열사 시가총액 순위에서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재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 회장이 인수합병과 관련해 언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는데 조만간 우선협상자 선정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길에 동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해지면서 SK그룹이 미국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이나 인수합병과 관련한 언급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셰일가스 생산광구 인수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SKE&S는 미국 셰일가스를 장기적으로 수입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최 회장의 동행은 유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