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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
조양래 회장이 한국타이어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 일단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오너 지배력이 강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두 아들이 사업영역 분담해 경영하면서 3세 경영수업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25일 한국타이어그룹 등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 주식가치가 크게 늘었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지난 17일 종가 기준으로 한국타이어그룹 오너일가 12명이 보유한 상장 계열사 2곳(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월드)의 주식가치를 2조8080억원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초 2조1304억원과 비교하면 31.8% 증가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지난해 6월7일부터 7월2일까지 지주사 전환을 위해 한국타이어 보통주를 공개 매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조 회장과 장남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 사장,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보유주식수가 크게 늘었다. 오너 일가 12명이 보유한 주식수는 4391만주에서 공개매수 후 8491만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타이어그룹이 지주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한국타이어로 사업구조가 개편되면서 3세 승계과정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늘리면서 그룹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조 회장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지분율은 15.99%에서 23.59%로 급증해 두 아들의 지분율을 넘어섰다. 조현식 사장은 19.32%, 조현범 사장은 19.31%로 지분율이 사실상 같아졌다. 조 회장이 자신의 지분율을 늘리는 한편 두 아들의 지분율을 동등하게 조정하면서 한국타이어 후계구도는 속단할 수 없게 됐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최대주주는 한국타이어월드(25%)이며, 조 회장(10.50%) 조현범 사장(2.07%) 조현식 사장(0.65%) 순으로 그 뒤를 잇는다.
한국타이어그룹은 당분간 조 회장 경영체제가 유지되겠지만 조 회장은 두 아들에게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한국타이어를 각각 전담하도록 하면서 형제간 경쟁구도를 마련했다. 두 아들의 경영성과에 따라 후계자를 낙점하겠다는 조 회장의 복안으로 해석된다.
인수합병 등 신사업 추진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장남 조현식 사장이 이끈다. 조현식 사장은 1995년 시러큐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미쓰비시 상사에 입사했다. 1997년 한국타이어에 합류했고 2003년 글로벌 해외영업본부장, 2006년 마케팅본부장, 2008년 한국지역 본부장을 거쳐 2010년 한국타이어 사장에 올랐다.
조현식 사장은 지난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에 선임되면서 사업확장을 위한 인수합병과 한국타이어 글로벌 생산기지 확충에 매진하고 있다. 조현식 사장은 지난달 기업설명회에서 타이어 관련 업체 인수합병에 대해 “아직 공시할 만큼 가시화된 것은 없지만 여러 대안을 살피고 있다”며 “2~3곳에서 접촉을 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주사 분할로 타이어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 한국타이어는 조현범 사장이 맡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셋째 사위인 조현범 사장은 미국 보스턴 칼리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했다. 2004년 마케팅본부장, 2006년 경영기획 본부장을 거쳐 2011년 말 사장에 올랐다.
조현범 사장은 뛰어난 경영능력을 발휘해 형인 조현식 사장보다 후계구도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현범 사장 취임 이후 한국타이어는 독일의 3대 명차업체의 프리미엄 자동차와 중형 세단 이상 차종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또 일본 3대 자동차업체인 혼다의 시빅, 도요타의 코롤라, 닛산의 알티마에도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현재 마케팅 본부장도 겸임하고 있는 조현범 사장은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브랜드화를 위해 기술력을 강화하고 2017년까지 7700개 글로벌 지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