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자동차용강판 가격협상에서 사실상 실패하면서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1일 현대제철 주가는 전날보다 1.01% 떨어진 5만8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제철이 자동차용강판 가격을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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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 |
현대제철은 2월부터 현대차와 자동차용강판 가격협상을 벌였는데 최근 톤 당 6만 원을 인상하고 올해 5월부터 인상된 가격을 소급적용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적인 조율을 거친 이후에 조만간 가격협상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애초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감안해 강판 가격을 톤 당 13만 원 올려야 한다는 방침을 정했지만 올해 들어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서 협상력을 발휘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차가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점도 현대제철이 강판가격을 올리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제철이 현대차와 거래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차가 일종의 고통분담을 요구할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없다.
현대차가 특히 중국에서 사드여파로 판매부진이 두드러지면서 현대제철 중국법인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 중국법인은 해외법인 가운데 이익 기여도가 높은 편이다.
현대제철은 현대차의 판매부진으로 가격협상 실패와 실적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게 된 셈이다.
현대제철이 가격협상을 진행할수록 원하는 만큼 가격을 인상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현대제철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의 자동차용강판 가격협상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투입단가 상승분이 약 12만 원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라며 “하지만 최근 원재료 가격이 떨어지면서 3분기 투입단가가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제철이 현대차라는 대형 거래처를 확보하면서 원재료 가격이 급변하더라도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방 연구원은 봤다.
방 연구원은 “현대제철은 시황조정기에 유리한 이익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며 “3분기에 주력제품의 단가가 오를 가능성이 거의 없어 마진을 방어할 수 있고 봉형강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전분기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봤다.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에 매출 4조4791억 원, 영업이익 4323억 원을 낼 것으로 박 연구원은 예상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0.2%, 영업이익은 21.3%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