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2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뇌물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삼성물산 합병을 돕는 것이 올바른 정책 판단이었다’는 취지의 박근혜 전 대통령 발언을 두고 “정신나간 주장”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 3차 공판에 주 전 사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검찰은 주 전 사장이 특검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을 공개했다.
박 전 대통령은 1월 신년간담회에서 “삼성물산 합병은 많은 국민적 관심사”라며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아 무산되면 국가적.경제적으로 큰 손해였고 한국 증권사도 한두 군데 빼고는 다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국민연금이 찬성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그것이 어떤 결정이든 국가의 올바른 정책판단이었다”고 덧붙였다.
주 전 사장은 이 발언을 놓고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국제자본의 국내시장에 대한 불신만 초래하는 것”이라며 “향후 국제자본 소송의 빌미도 제공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공판에서 주 전 사장은 “특검에서 그렇게 진술한 게 맞다”며 “국제투자자소송(ISD)을 말하는 것으로 (박 전 대통령 발언을) 법을 벗어나는 개입을 했다는 표현으로 이해했고 굉장히 문제가 많은 표현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으로 최순실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와 주 전 사장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변호사가 “평소에 다른 의견을 지닌 것을 두고 한마디로 정신나간 주장이라는 표현을 쓰냐”고 묻자 주 전 사장은 “자주 안 쓴다”고 대답했다.
주 전 사장은 박 전 대통령을 향해 ‘피고 박근혜씨’라고 부르며 거침없는 증언을 이어갔다. 박 전 대통령은 불과 3m가량 떨어진 증인석에 앉은 주 전 사장을 이따금씩 쳐다보기도 했다.
주 전 사장은 박창균 중앙대 교수(삼성물산 합병당시 국민연금 전문위원)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실도 공개하며 “(합병찬성이) 박 교수가 청와대의 뜻이라고 말해 굉장히 놀랐다”며 “그런 말이 나오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국민연금이 합병반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밝혔다.
주 전 사장은 지난해 12월 6일 열린 최순실 청문회에서 “우리나라 재벌이 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조직폭력배 운영방식과 똑같다”며 청문회에 출석한 재벌 총수들을 직격했다. 또 한화투자증권이 삼성물산 합병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는 과정에서 삼성그룹의 압력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