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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호주와 통화 스와프로 금융 안전망 확충

정동근 기자 aeon@businesspost.co.kr 2014-02-24 1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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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호주와 5조원(50억 호주 달러: 미화 45억 달러) 상당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외환 안전망을 촘촘하게 구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호주와 통화 스와프가 미국 달러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원화의 국제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 외환 안전망 강화..신인도 상승
 
호주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한 김 총재는 23일 글렌 스티븐스 호주 중앙은행 총재와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김 총재는 스와프 체결로 미국 달러 의존도를 낮춤으로써 금융위기 등이 발생할 때 결제용 달러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중수, 호주와 통화 스와프로 금융 안전망 확충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달러 수요 자체를 줄인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금융 안전망으로 기능하는 셈이다. 한편으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결정 이후 신흥국 전반에 대한 위험 회피 성향이 커지는 시점에서 스와프 계약 체결로 한국의 대외 신인도를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된 이후 신흥시장의 자금 유출은 가속화하고 있다. 신흥시장 펀드에서 유출된 글로벌 자금은 7주 만에 지난해 1년 동안의 순유출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2월 중순까지 신흥국 채권형,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308억43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의 순유출 규모인 308억2000만 달러보다 많다. 통화 가치가 폭락한 일부 신흥국을 중심으로 위기설이 퍼지면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재도 대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평상시용 양자간 통화 스와프를 중국과 560억달러, UAE와 54억달러, 인도네시아와 100억달러, 말레이시아와 47억달러로 계약을 맺었다. 호주와 통화 스와프 체결은 아시아 신흥국 중심에서 선진국으로 대상을 확장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
 
위기 대비용의 경우 일본과 292억달러의 통화 스와프 규모를 자랑한다. 이를 모두 합하면 한국의 통화스와프 규모는 1290억달러에 이른다. 김 총재는 “금융경제 협력, 원화의 대외 수용성 제고, 금융안전망 확충을 위해 상호 이익이 되는 나라와 통화스와프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자원 부국인 호주의 달러는 국제통화
 
호주 달러는 국제 외환 시장에서 거래 비중이 5위에 달한다. 달러에 맞먹는 기축통화는 아니지만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통용되는 국제통화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외환거래에서 미국 달러는 87%로 1위를 차지했다. 유로가 33.4%로 2위, 일본 엔이 23%로 3위, 영국 파운드가 11.8%로 4위에 랭크됐다.
 
호주는 또 세계적 자원부국이기도 하다.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2012년 기준 1조5400억달러에 달해 세계 12위를 차지했다. 한국보다 3계단 높다. 재정건전성이 양호해 국가 신인도도 무디스, S&P 등 국제신용평가사에게서 최고등급을 받고 있다.
 
호주는 이와 함께 한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이다. 지난해 무역규모는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45억달러 규모의 교역을 한국은 원화로, 호주는 호주 달러화로 각각 결제한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 달러의 변동에 따른 외환 위험은 15%나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등 대외경제 여건에 따라 달러 가치가 요동을 쳐도 한국과 호주의 실물 무역거래는 영향을 덜받는다. 지난해 호주에서 수입한 208억달러 가운데 80% 이상이 철광석(28.7%), 유연탄(24.9%), 원유(8.4%), 알루미늄괴 및 스크랩(3.7%) 등 원자재였다. 향후 천연자원의 안정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김 총재는 2015년부터 한국과 호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시행되면 무역 거래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통화 스와프 계약 체결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지는 셈이다. 김 총재는 “미국 달러 결제때와 달리 양국 기업 가운데 한쪽은 환리스크를 부담하지 않는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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