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이 택시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QM3 열풍 등으로 르노삼성을 활기를 불어넣은 데 이어 택시 시장 공략을 강화해 중형 이상인 SM5 SM7의 판매를 확대하려는 노림수다. 택시 기사들의 구전홍보는 중형차 이상의 구매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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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 |
24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박 부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중랑구 대원자동차(대원정비사업소)에서 서울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국철희 이사 등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택시 전용 AS 전문점 시범사업 조인식을 했다.
박 부사장은 지난해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에서 르노삼성 영업 총괄 부사장으로 옮긴 뒤 영업용 택시시장 공략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르노삼성은 그동안 LPG차 시장을 등한시 했던 것 같다. LPG 차량 판매를 보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판매된 영업용 택시는 개인택시(준대형 포함) 약 2만5000대, 법인택시 약 1만4000대 등 약 3만9000대이다. LPG 차량(17만5958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 수준이다. 택시 시장은 현대차(쏘나타·그랜저), 기아차(K5·K7)가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르노삼성(SM5)의 점유율은 2%대에 불과하다.
택시 시장은 단순히 차량 판매를 늘린다는 것 이상으로 택시 기사의 ‘입소문’을 통해 품질을 인정받고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전장이다. 르노삼성 SM5의 경우 초기 택시기사들에게 “잔고장이 없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크게 성공을 거둔 바 있다.
특히 택시가 대개 중형 이상인 탓에 택시기사의 입소문은 중형차 이상의 판매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박 부사장은 이런 점을 감안해 택시 시장 공략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박 부사장은 "르노삼성자동차가 설립초기에 빠르게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택시고객들의 입소문 효과 덕분"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다.
르노삼성의 택시용 SM5는 자동변속기 모델만 있는데 이달 기준 1645만원부터 시작한다. 연비는 9.6㎞/ℓ다. 반면 현대차 택시용 YF쏘나타는 수동변속기 모델이 1455만원부터이고, 자동변속기 모델은 1620만원부터 출발한다. 르노삼성에 비해 저렴하다. 연비는 각각 9.9㎞/ℓ와 9.3㎞/ℓ다.
때문에 박 부사장은 우선 법인택시보다는 개인택시 쪽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을 세워놓고 있다. 법인택시는 차값이 구매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지만, 개인택시의 경우 직접 차량을 선택하는 만큼 침투해 들어갈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르노삼성이 택시 전용 AS 전문점 오픈을 시장 공략의 첫 단계로 선택한 것도 개인택시에게 품질로 승부를 거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개인택시 운전자에게 1000여대 판매해 개인택시 시장 전체 판매량 2만5000대 가운데 4%대의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법인택시 판매보다는 훨씬 형편이 좋은 편이다.
박 부사장은 "택시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여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진심을 담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