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핵심 원재료인 웨이퍼의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향후 반도체기업의 실적과 수익성에 웨이퍼 수급이 점점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
SK가 웨이퍼 제조업체인 LG실트론을 인수한 효과로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안정적인 웨이퍼 수급기반을 확보해 경쟁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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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11일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3D낸드 투자가 급증하며 전 세계에서 웨이퍼의 공급부족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내년까지 강력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웨이퍼는 원 모양의 실리콘 기판으로 반도체의 핵심재료다. 반도체기업들은 웨이퍼 표면을 연마하고 회로를 인쇄하는 등 다양한 처리를 거친 뒤 여러 조각으로 잘라내 반도체를 생산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웨이퍼를 공급하는 독일 실트로닉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웨이퍼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며 가격도 매분기 약 10%씩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신에츠화학과 섬코 등 주요 웨이퍼기업들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웨이퍼 가격이 올해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3D낸드 생산량을 크게 늘려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웨이퍼 가격이 오르고 수급이 어려워질 경우 생산차질이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SK가 올해 초 LG로부터 웨이퍼 제조업체인 LG실트론 지분 51%를 인수한 효과로 안정적인 수급기반을 확보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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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웨이퍼. |
SK는 LG실트론의 잔여지분 49%를 마저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지분을 사들이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LG실트론은 글로벌 웨이퍼 4위 업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SK의 자회사로 편입된 만큼 계열사인 SK하이닉스를 웨이퍼 공급 우선순위로 둘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안정적인 웨이퍼 수급기반을 갖추고 가격협상도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면서 메모리반도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LG실트론 인수를 포함해 반도체의 핵심소재와 관련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와 시너지를 위해 반도체 소재업체의 추가적인 인수합병이 이어질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