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경기도 광명 1호점 개점을 앞둔 이케아가 직원 채용과 관련해 논란을 빚고 있다.
처음에 정규직으로 공고를 내놓고 지원자에게 면접 단계에서 파트타임을 권유한다든지 정확한 급여를 밝히지 않는다든지 해 불만을 사고 있다.
이케아가 외국기업이라고 큰 기대를 품고 지원했다 저가전략을 추구하는 이케아의 경영철학 때문에 높은 임금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실망하고 있다.
◆ 최저 시급이지만 유연한 조직문화
이케아는 올해 초 기준 세계 43개국에서 349개 매장을 운영하며 연 매출을 43조 원 넘게 올리는 세계 최대 가구회사다. 게다가 사회복지가 잘 갖춰져 있기로 유명한 북유럽 기업이다. 그만큼 직원에 대한 처우도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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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더스 달빅 전 이케아CEO |
그러나 이케아는 저가로 승부하는 유통기업이다. 199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 동안 이케아 최고경영자를 맡았던 앤더스 달빅은 “높은 연봉을 지급한다는 전략은 위험할 뿐”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높은 임금에 동기부여가 되는 사람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낮아 더 높은 임금을 주는 회사로 떠날 것”이라며 “이케아의 강하고 역동적인 기업문화가 임금을 대신해 보상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달빅은 이케아의 경영철학상 높은 임금은 불가능하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케아의 비전은 가난한 사람들도 디자인이 훌륭한 질 좋은 가구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제품가격을 낮추려면 임금을 포함한 원가를 낮게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케아코리아는 지난달 고용노동부의 일자리사이트 ‘워크넷’에 광명점 직원을 모집하는 공고를 내고 시급을 5210원으로 고지했다가 논란이 일자 곧 공고를 내렸다. 5210원은 올해 우리나라 최저임금이다.
현재 국내 4대 대형마트는 시급제로 아르바이트를 채용하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시간당 5~6천 원선의 시급을 적용한다. 코스트코의 경우 업계 최고 시급인 8720원이다.
반면 이케아는 유연한 조직문화와 나이 등의 지원제한이 없는 점이 장점이다. 이케아는 과장 부장 등 직급이 없이 모두 동등한 입장에서 각자 맡은 직책만 있다. A프로젝트에서 팀 리더였던 사람도 B프로젝트에서는 팀원이 될 수 있다.
또 나이 학력 성별 인종 등도 제한이 없어 중장년층도 지원가능하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이케아 코리아 김지훈 매니저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이나 40~50대 중장년층도 얼마든지 지원해 선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풀타임도 파트타임도 모두 정규직
이케아 채용은 크게 주 40시간을 일하는 풀타임과 주 15~39시간을 일하는 파트타임으로 나뉜다. 이케아에 따르면 풀타임과 파트타임은 근무시간이 다를 뿐 모두 정규직이라 복지혜택이 동일하다.
그런데 처음에 풀타임에 지원했던 지원자에게 면접에서 파트타임으로 전환할 의사가 없는지 물어 사실상 파트타임 계약을 종용하고 있다는 점이 최근 논란이 된다. 파트타임의 경우 매장상황과 개인상황을 고려해서 주 단위로 스케줄을 조정한다.
이케아코리아는 “시간제약으로 일하지 못하는 주부나 학생 등 많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는 광명시와 협의에 따라 전체 채용 500명 중 300명은 이 지역 거주자를 대상으로 선발해야 한다”며 “파트타임 직원을 늘려 채용인원을 최대한 늘리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합격통보 함흥차사
이케아는 이력서 제출에 대한 합격통보가 2달이 넘게 걸린다는 점에 대해서도 원성을 사고 있다.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합격을 알려준다는 지침이 없어 지원자들은 무작정 연락을 기다려야 한다.
헬레 메드슨 이케아 광명점 HR매니저는 “지금까지 4천 통이 넘는 이력서가 도착했다”며 “모든 이력서를 검토해야 한다는 신념에 하나하나 꼼꼼히 읽고 있지만 그 때문에 기다리기 힘들다는 지원자들의 핀잔이 쏟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채용 매니저들이 외부에서 영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채용 외의 각자의 업무로도 바쁜 데다 채용과 관련해 트레이닝 기간이 필요해 다소 시간이 걸린다”며 “하지만 전형 당 최대 2개월 안에 반드시 결과를 통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