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4개 기업으로 분할된 뒤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됐다. 첫날 종속법인과 신설법인의 주가에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중공업 종속법인의 주가는 10일 직전 거래일보다 2만3500원(14.97%) 오른 18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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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
현대중공업 주식거래는 인적분할 작업을 진행한 뒤 40여 일만에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됐는데 거래가 재개되자마자 급등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이 “현대중공업은 적정가치로 볼 때 상승할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낸 것과 비교할 때 현대중공업 주가는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최근 해외 선주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건조계약을 따내는 등 신규수주를 회복할 모습을 보이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선박가격이 14년여 만에 최저치를 보이고 있어 해외 선주들이 발주를 서두르고 있는 점도 현대중공업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비조선사업부가 인적분할해 설립된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주가는 이날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대일렉트릭 주가는 이날 30만6천 원에 장을 시작했지만 2만6천 원(8.5%) 내린 18만 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건설기계와 현대로보틱스 주가도 시초가보다 각각 4.38%, 5.22% 빠졌다.
증권가는 애초에 현대중공업에서 분리된 신설법인들이 조선과 해양·플랜트부문의 그늘에서 벗어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신설법인 3곳의 주가 모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첫날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중공업이 분할하기 전부터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기존 투자자들이 신설법인 재상장 과정에서 차익을실현하기 위해 대량으로 매물을 쏟아낸 것이 주가급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증권가는 앞으로 신설법인의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설법인 모두 국내 선두권에 오른 기업인 것은 물론 전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라며 “충분한 프리미엄을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봉진 연구원도 “현대일렉트릭은 해외 초고압전력기기 시장의 성장에 따른 수혜를 볼 것”이라며 “현대로보틱스는 가치가 큰 현대오일뱅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점 등을 주목할 때 기업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