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 중 절반 가까이가 삼성그룹 계열사가 몰아준 일감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보험사 퇴직연금 시장에서 5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영환 의원이 29일 공개한 10개 보험회사별 퇴직연금 내부거래 현황을 보면 삼성생명의 총 퇴직연금 가운데 계열사 물량이 전체의 49.5%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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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12조2796억 원이다. 이 가운데 계열사가 맡긴 돈은 6조868억 원에 이른다.
삼성생명의 계열사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2년 말 4조7천억 원을 기록한 이래 계속 상승했다. 지난해 말 6조2천억 원까지 도달한 이후 약간 감소했으나 여전히 6조 원이 넘는다.
삼성생명은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에 힘입어 퇴직연금 시장에서 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체 시장의 51.7%를 차지한다. 다른 보험사의 적립금을 모두 합쳐도 11조4874억 원으로 삼성생명보다 적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계열사 퇴직연금 적립금 6조 원대만 해도 다른 9개 보험사의 계열사 적립금을 통합한 2조643억 원보다 3배 가까이 많다.
삼성그룹 손해보험회사 계열사인 삼성화재도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2조5323억 원 가운데 8763억 원이 계열사 일감으로 전체의 34.6%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이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의 약 90%를 계열사에서 충당하는 등 대기업 자회사인 보험회사들에서 계열사 일감 몰아주를 하고 있다.
김 의원은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인 보험회사에 퇴직연금을 몰아줘 땅 짚고 헤엄치기 방식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며 “전체 퇴직연금 시장이 균형을 찾으려면 특정 대기업에 물량이 쏠리는 현상에 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