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삼성SDI 사장의 실적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 부진으로 삼성전자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의 실적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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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진 삼성SDI 사장 |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삼성SDI의 지난해 수익의 3분의 2가 모바일제품의 배터리에서 나왔다”며 “최근 모바일 배터리사업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삼성SDI의 경쟁 노출도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SDI와 제일모직 합병에 대해 “합병이 삼성SDI의 삼성그룹 의존 정도를 줄여주지 못한다”며 “사업의 이해관계보다 오너 일가의 지배권 강화를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삼성SDI 실적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김창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출하량이 둔화되면서 삼성SDI의 3분기 실적도 저조할 것”이라며 “특히 삼성SDI에 대한 실적 기여도가 높은 소형 2차전지 성장세 둔화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도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전망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모바일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삼성SDI의 실적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실적 우려 탓에 삼성SDI 주가는 25일 장중 13만35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전날에도 삼성SDI 주가는 8% 이상 급격히 떨어졌다.
남대종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SDI의 3분기 예상매출액은 2조 원으로 전분기보다 4%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588억 원으로 96% 증가하겠지만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가 삼성전자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것이 최근 들어 전혀 이점으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는 시각이 갈수록 우세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4조 원대도 장담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SDI 실적을 놓고도 부정적 전망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을 제공하는 계열사인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3사의 시가총액을 합한 금액이 1년 전보다 무려 2조7천억 원이 감소한 15조1천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SDI 주가도 1년 만에 26%가 떨어졌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제일모직과 합병으로 8조2천억 원에서 9조2천억 원으로 늘었다. 제일모직과 합병에 따른 시가총액 증가분을 제외하면 실제 감소폭이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