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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해양, 정부지원 사각지대에서 생존 안간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7-04-20 17: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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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해양이 독자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조선업 호황이 돌아오기 전까지 불황에 버틸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신규수주에 전력투구하고 있지만 선박발주시장의 회복속도가 더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3사의 생존에만 몰두하면서 성동조선해양은 사실상 정부의 조선산업 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 성동조선해양, 10월이면 일감 바닥

20일 성동조선해양에 따르면 현재 보유한 수주잔량은 모두 16척이다.

  성동조선해양, 정부지원 사각지대에서 생존 안간힘  
▲ 오은상 성동조선해양 경영관리부문 부사장(왼쪽), 최한일 생산관련부문 부사장.
선박건조 일정에 따르면 10월에 크로아티아 선주에 11만3천 톤급 탱커(원유운반선)를 인도하면 남은 일감이 모두 떨어진다.

성동조선해양이 확보해놓은 수주물량이 급감해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몰린 것은 2015년 말에 신규수주를 따낸 뒤 2년 가까이 일감을 따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에 성동조선해양 노사가 힘을 합쳐 그리스 유조선사인 차코스로부터 7만5천 톤급 유조선 4척을 수주했다. 하지만 선주가 선박을 빌려줄 적당한 용선처를 찾지 못하면서 이사회에서 선박발주 계약이 통과되지 않아 최종계약이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

2015년 말 성동조선해양 구원투수로 투입됐던 삼성중공업 부사장 출신 김철년 전 사장은 수주부진에 책임을 지고 최근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성동조선해양은 과거만 해도 STX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등과 함께 국내 중형조선소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져왔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전세계 선박 발주물량이 줄어들자 함께 위기를 겪었다.

성동조선해양은 2010년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으며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조선해운 경쟁력 강화방안에서는 사실상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했다.

정부가 덩치가 큰 대우조선해양 문제를 해결하는데 몰두해야했기 때문에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등 중형조선소에 관심을 쏟을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정부의 지원방안에서 대우조선해양의 그늘에 가려있었던 셈이다.

성동조선해양은 인력감원 등 생산능력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수주잔량 감소에 대처하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현재 직영인력 1460명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으로 500여 명을 내보냈다.

선박을 건조하는 야드(작업장)도 3곳 가운데 한 곳만 운영하고 있다. 3월 말에 현대산업개발에 3번 야드를 1107억 원에 매각했고 1번 야드는 가동을 중단했다.

건조물량이 줄어들면서 유급 순환휴직도 실시하고 있다. 3월에는 300여 명이 쉬었고 4월에는 500명가량이 휴직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 선박시장 좋지 않아 살얼음판

성동조선해양은 신규수주 부진에 따른 수주잔량 감소라는 악재에 직면하고 있지만 당장 보유하고 있는 자금이 있어 유동성 위기에 따른 파산 위험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까지 수주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회사운영에 필요한 자금이 계속 투입될 수밖에 없어 문을 닫아야 할 상황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동조선해양은 지난해 8년 만에 흑자를 낸 상황에서 신규수주 성과만 낼 수 있다면 회사가 살 수 있는 방안을 충분히 찾아낼 것이란 기대를 품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지난해 매출 1조7728억 원, 영업이익 392억 원을 냈다. 2008년에 1662억 원의 흑자를 낸 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 연속으로 적자만 냈는데 8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전 임직원들이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모두 애쓴 결과 지난해 실적이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며 “일감을 확보하는 것이 회사생존에 유일한 길이라고 보고 신규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선박발주시장의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점이 부담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등은 최근 전 세계 선박발주 시장의 회복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실제로 대형선박에 강점을 지닌 조선3사도 올해 1~2월에 수 척의 물량을 따낸 뒤 두달 가까이 새 일감을 따내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성동조선해양은 대형 조선3사와 비교해 불황에 버틸 체력이 약한 편이라 정부가 수주물량을 채우는 데 적극적인 도움을 주지 않을 경우 폐업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며 “일본 등 경쟁국가들처럼 자국에서 발주하는 물량이라도 밀어줘야 하지만 국내 해운사의 경영상황도 여의치 않아 여러가지로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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