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2차 TV대선토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맹공을 퍼부은 것을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뜨겁다.
20일 정의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 KBS 대선후보 TV토론을 놓고 찬반 양론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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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TV토론에서 왜 문재인 공격했나, 정의당 '시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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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
‘심상정 후보는 앞으로도 안철수 후보를 도와주는 토론을 할 것인지’ ‘나도 탈당한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인사는 남기고 떠나는 게 맞을 것 같아 남긴다' 등의 제목으로 심 후보의 토론을 놓고 비판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반면 ‘문재인을 비판하지 않은 게 더 슬픈 것 아닌가’ ‘문재인 후보를 검증하면 안되는 이유가 뭔가’ 등 심 후보가 문 후보를 상대로 공세를 편 데 옹호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심 후보는 증세와 복지, 일자리 문제 등 문 후보와 정책적 차별화를 내세울 수 있는 현안을 놓고 날선 공세를 이어갔다.
심 후보는 문 후보의 증세와 복지정책을 놓고 “지난 5년 동안 준비했는데 지금 또 수정하면 되겠나”라며 “정치인이 돼 가장 아픈 말이 ‘사기꾼 말을 믿지 정치인 말을 믿나’다. 자신없는 공약은 내지 말아야 한다”고 문 후보를 몰아붙였다.
사상 첫 스탠딩방식으로 진행된 2차 TV토론은 ‘문재인 청문회’란 말이 나돌 정도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 후보가 나머지 4인의 공격대상이 되며 거센 견제를 받았다.
심지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게 민감한 질문을 받자 “왜 나한테 그러냐. 주적은 저기 있는데”라며 문 후보를 가리키기도 했다.
문 후보가 현재까지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만큼 집중포화를 맞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의미와 맥락은 달랐지만 문 후보는 2차 토론회 최대 화제어였던 '주적'으로 여러모로 곤욕을 치렀다.
특히 어느 후보의 공세보다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파고드는 심 후보의 공세가 문 후보에게 더욱 따갑고 아프게 느껴졌을 수 있다. 심 후보는 문 후보에게 '때리는 시어머니와 함께 같이 때리는 시누이'였던 셈이다.
20일 오전 국민참여당과 창조한국당, 민주노동당 출신 인사 및 당원 509명이 정의당을 탈당해 더불어민주당으로 입당을 선언하는 등 내부에서 후유증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 후보는 지난 대선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 완주할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지지율만 놓고 보면 당락과 무관하게 민주당과 차별성을 부각해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정당으로서 선명성을 높이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실상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양강으로 굳어지는 판세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의 지지층이 일부 겹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치공학적 판단의 잘못이라는 말도 나온다.
각론에서 다르더라도 양당의 지지자 상당수가 심정적으로 '같은 편'이란 공감대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당 내부 구성원 역시 2012년 통합진보당과 갈라선 뒤 옛 진보신당, 옛 민주노동당 출신의 지지층은 물론 친노진영에 속하는 옛 국민참여당 출신들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는 이번 TV토론을 평가하며 “후보들이 자기 지지층 분석을 잘못하고 나온 것 같다”며 “심상정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 지지층이 겹치기 때문에 안철수 후보를 공격해서 문재인 후보의 당선가능성을 높였어야 한다”고 말했다.
작가 공지영씨는 TV토론 직후 트위터에 “심상정은 주적을 문재인으로 삼은 듯. 사실 심이든 문이든 국민이 원하는 것은 구시대 응징과 새시대 시작이라고!”라는 글을 올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