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털어낸 데 힘입어 올해 1분기에 흑자를 냈을 것으로 보인다.
박창민 사장은 앞으로 대우건설의 흑자기조를 이어가 주가를 부양하는 데 매진할 것으로 보이는데 실적 이외에도 다른 성장동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문을 받고 있다.
◆ 대우건설, 올해 실적 호조 전망
17일 증권가의 전망을 종합하면 대우건설이 1분기에 매출 2조5750억 원, 영업이익 1261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108.4% 급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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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
대우건설이 1분기에 낼 예상 영업이익은 실적규모가 비슷한 다른 대형건설사와 비교해도 우수하다. 대림산업과 GS건설은 1분기에 각각 영업이익 1095억 원, 712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에 해외현장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8천억 원 이상의 잠재적 부실을 모두 회계에 선제적으로 반영해 올해 1분기에 좋을 실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대우건설도 올해 영업이익 7천억 원 이상을 낸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이 지난해 4분기에 발생 가능한 주요손실을 상당부분 ‘빅배스’ 처리한 덕에 올해 목표로 세운 영업이익 7천억 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해외사업의 원가율도 100% 아래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주택부문도 견조한 수준의 이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파악했다.
대우건설 주가에도 실적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대우건설 주가는 현재 주당 6천 원대 후반을 보이고 있는데 1월에 주가가 5100원 까지 떨어졌던 점을 놓고 보면 35%가량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현 주가에 만족할 수는 없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주가가 최소 1만3천 원대까지 올라야 매각을 구체화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대우건설 매각공고를 늦어도 올해 1분기 안에 내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주가가 원하는 수준까지 오르지 않자 매각시점을 늦추기로 했다.
◆ 박창민, 대우건설 새 성장동력 제시할까
박창민 사장은 지난해 숱한 논란을 겪으며 우여곡절 끝에 대우건설 수장에 오른 만큼 주가부양은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박 사장은 대우건설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해외사업에서 수주를 회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누적으로 해외에서 6억6324만 달러의 일감을 확보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주가 114% 급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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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건설이 베트남 정부에 직접 제안해 건설하고 있는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조감도. |
국내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3월에 4천억 원 규모의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의 시공권을 따냈다. 박 사장은 당시 시공사 선정총회에 직접 참여하며 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대우건설 주가가 앞으로 현재보다 2배 이상 오르기 위해서는 실적과 수주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점에서 대우건설이 베트남에서 진행하고 있는 신도시 개발사업과 같은 투자개발사업의 확대가 더욱 중요해 보인다.
대우건설은 현재 베트남 하노이시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스타레이크시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대우건설이 1990년대 중반에 직접 베트남정부에 제안해 추진한 사업으로 EPC(설계-구매-시공)뿐 아니라 기획과 금융, 운영까지 아우르고 있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베트남 시공법인을 설립했던 사례처럼 사업본부별 내부 역량과 시장 환경을 면밀히 분석해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