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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의 외도 한섬과 리바트 성공하나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2-20 1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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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공격경영이 계열사로 확대되고 있다. 정 회장이 M&A를 주도한 한섬과 리바트가 그 대상이다. 현대백화점의 핵심임원들을 포진시키고 회사 이름에 ‘현대’를 달아 공격적으로 시장에 나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섬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서성호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장 겸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다른 계열사인 리바트도 이사회를 열어 김민덕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경영지원담당 상무와 엄익수 리바트 영업전략 사업부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출했다. 또 리바트는 회사 이름을 ‘현대리바트’로 바꾸기로 했다. 이런 내용들은 모두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확정한다.

  정지선의 외도 한섬과 리바트 성공하나  
▲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정 회장이 인수한 회사에 친정체제를 강화해 정 회장의 경영방침이 스며들도록 하려는 포석이다. 인수한 회사의 부진이 자칫 공격적 경영으로 전환하는 것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 사업 다각화 위한 정 회장의 이유 있는 외도


정 회장이 본업인 유통업 대신 패션과 가구업에 투자한 까닭은 사업다각화다.


정 회장은 2012년 1월 국내 굴지의 패션업체인 한섬을 인수했다. 정 회장은 한섬에 애착이 강해 당시 정재봉 한섬 사장과 담판을 지어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액은 4200억 원으로 그룹 M&A 역사상 최대규모였다.


정 회장의 사업다각화 전략은 가구업계로 이어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1년 리바트의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김화응 현대 H&S 대표이사를 리바트의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런 정 회장의 기업인수에 대해 부정적 반응이 많았다. 세계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경기에 민감한 패션업과 가구업은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는 우려였다. 또 본연의 백화점에 투자를 하지 않은 채 사업다각화를 진행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럼에도 정 회장은 낙관론을 폈다.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이 보유한 강력한 유통망과 결합해 두 사업이 모두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바트 인수 당시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리바트는 백화점뿐만 아니라 법인영업에 특화된 현대 H&S와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얻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정 회장의 생각이기도 했다.


◆ 그룹에 독이 된 한섬, 불투명한 리바트


하지만 실적을 살펴보면 적어도 한섬 인수는 정 회장에게 독이 됐다.


해외명품 수입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한섬에 유통망 확대는 필수다. 그러나 정 회장은 한섬 인수 후 매장확대에 소극적이었다. 대형 아울렛 등을 잇달아 늘려갔던 롯데나 신세계와 다른 행보였다. 결과는 실적부진으로 나타났다.


2012년 한섬의 매출은 4895억 원을 기록해 4892억 원의 매출을 올린 2011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2012년 한섬은 698억 원을 기록해 2011년 942억 원보다 25.9%나 떨어졌다.


올해도 한섬의 실적개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난해 4분기 한섬의 실적은 정 회장의 기대를 크게 밑돌았다. 한섬의 지난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98억 원이다. 영업이익에 대한 기대치가 290억 원 수준이었던 걸 감안하면 이 실적은 업계에 ‘어닝쇼크’로 받아들여졌다.

정 회장이 궁여지책으로 꺼내든 해외 브랜드 판권도 난항을 겪고 있다.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줄지어 이탈한 것이다. 한섬은 2012년 ‘지방시’와 ‘셀린느’를 경쟁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뺏겼다. ‘발렌시아가’ 역시 재계약을 거부했다.


정 회장에게 그나마 희망을 줬던 리바트의 선전도 올해는 불투명하다.


부진을 면치 못하던 리바트는 정 회장이 김화응 대표이사를 사장에 선임한 뒤 반등했다. 리바트는 지난해 4분기 38억3500만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2012년 동기보다 493.65%가 증가한 액수다. 매출 역시 증가해 1582억800만 원을 기록했다. 2012년 동기 대비 22.04% 올랐다. 리바트의 실적 개선은 범 현대가를 통한 특판사업의 힘이 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이케아가 본격적으로 한국 가구시장에 진출하면서 리바트의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이케아는 올해 연말 경기도 광명점을 시작으로 한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리바트의 수익성이 가까스로 개선됐지만, 이케아 진출로 비상이 걸린 것이다.


◆ 친정체제 강화 통해 계열사 지원 나서...


정 회장은 일단 인수한 기업에 대해 친정체제 강화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 회장이 직접 경영에 나선 만큼 실적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 책임은 온전히 정 회장에게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만큼 위험부담도 크다.


정 회장은 고급화와 명품화를 통해 한섬의 실적 부진을 벗어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9일 한섬은 새 핸드백 브랜드인 ‘덱케’를 선보였다. 토종 브랜드인 ‘타임’은 품질 고급화와 매장 리뉴얼을 통해 해외 명품들과 경쟁에 나선다. 백세훈 한섬 마케팅팀장은 “타임을 해외명품과 어깨를 나란히 할 브랜드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섬을 명품기업으로 키워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정 회장의 복안은 올해 말이나 되어야 평가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리바트에 차별화 전략을 요구했다. 이케아 상륙에 따른 비상사태에 대처하기 위함이다. 리바트는 도심 한 가운데 대형 직영 전시장을 마련한다. 이케아는 도심 외곽에 자리한다. 리바트는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B2C(소비자간 거래) 주방가구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린다. 김화응 대표는 “B2C 주방가구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리바트 하우징’ 매장을 전국에 10개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리바트는 이미 업계 1위인 건설사 특판용 가구 시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분야는 이케아가 아직 공략하기 힘든 분야라서 리바트만의 장점이다. 하지만 침체에 빠진 건설경기 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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