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영국에 원전을 수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한영국대사관에 따르면 그레그 클라크 영국 비즈니스에너지산업부 장관은 4일 한국을 찾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의 고위 관계자들을 만났다. 영국의 원전사업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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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
파이낸셜타임즈는 3일 클라크 장관이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프로젝트를 살리고 브렉시트 이후 양국의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주 한국을 찾는다고 보도했다.
무어사이드 원전 프로젝트는 영국 무어사이드지역에 원전을 짓는 사업으로 뉴젠(뉴제너레이션) 프로젝트라고도 불린다.
일본의 도시바가 뉴젠 프로젝트의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미국의 원전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어 원전사업을 축소하면서 뉴젠 프로젝트는 어려움에 처했다.
도시바는 현재 뉴젠 프로젝트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3월21일 기자간담회에서 “뉴젠의 지분매각과 관련해 영국과 일본 정부가 현재 물밑에서 수없이 만나고 있지만 아직 협의가 안 돼 매각구조가 결정되지 않았다”며 “뉴젠의 매각구조가 결정되면 가장 먼저 인수전에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영국의 에너지산업을 총괄하는 장관이 직접 한국을 찾아 산업부와 한국전력 관계자들을 만난 만큼 매각구조가 어느 정도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이 뉴젠 프로젝트에 참여할 가능성 역시 그만큼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전력이 영국 원전수출에 성공할 경우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이후 8년 만에 원전수출에 성공하게 된다.
파이낸셜타임즈는 클라크 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뉴젠 프로젝트의 원전모델을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자로로 할지 한국의 APR1400 원자로로 할지도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젠 프로젝트는 최근 AP1000 원자로를 활용하기로 결정했지만 한국전력이 사업에 참여할 경우 APR1400 원자로로 대체할 가능성이 나온다.
APR1400은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원전모델로 한국전력은 아랍에미리트에 APR1400 원자로를 수출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이 APR1400 원자로를 사용할 경우 반복 건설경험을 갖춘 국내업체들과 협력할 수 있어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며 “영국정부의 입장이 중요하겠지만 한국전력이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상황인 만큼 APR1400 원자로로 변경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