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자동차 인식이 바뀌면서 자동차를 둘러싼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렌터카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완성차회사들에게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
|
|
▲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뉴 라이즈'. |
특히 장기렌터카가 자동차 구매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장기적으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개별 소비자는 줄어드는 대신 렌터카업체들이 대량으로 차량을 구매하는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신차 10대 가운데 1대는 렌터카로 사용된다.
롯데렌터카가 보유한 16만 대 차량 가운데 70% 가량을 1년 이상의 장기계약 고객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렌터카 이용자 중에서도 개인이나 개인사업자가 늘어나고 있다. 2009년만 하더라도 전체 장기렌터카 고객 가운데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2%를 넘어섰다.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나 기아자동차의 K7 등 준대형 신차를 36개월 할부로 구매할 때보다 같은 기간 장기렌터카로 이용할 때 350만 원가량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장기렌터카를 이용할 경우 보증금과 렌탈료를 내야 한다. 여기에 렌트기간이 끝나고 몰던 차를 중고차로 인수한다고 했을 때 인수가격 등이 추가로 들어간다.
반면 36개월 할부로 구입할 때는 자동차값 외에 보험료와 취득세, 등록세 등 각종 세금이 추가로 들어가 전체 비용이 350만 원가량 많이 든다.
렌터카회사들은 또 사고나 정비입고에 따른 무료대차, 24시간 긴급출동, 엔진오일 무료교환 등 관리서비스도 제공한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회사들도 렌터카시장의 높은 성장세를 주목하고 있다. 렌터카회사를 주요 고객으로 보고 전략차종을 내놓거나 따로 설명회를 여는 등 대량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힘쏟고 있다.
그동안 다른 완성차회사들이 렌터카시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아 현대기아차가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이런 상황도 바뀌어가고 있다. 국내 렌터카시장에 한국GM이나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이 등장해 서서히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그러나 렌터카시장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수익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한꺼번에 많은 차를 한곳에 판매하는 만큼 할인을 제공해야 할 뿐만 아니라 렌터카로 쓰였던 차량이 중고차시장에 풀리면 이 차종의 중고차 가격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차가 미국에서 수익성 악화의 길을 걷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렌터카회사 등 법인에게 차를 파는 비중이 증가한 점이 지목된다.
완성차회사와 렌터카회사가 부딪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차 판매노조는 지난해 말 렌터카회사들에게 홈쇼핑 방송에서 장기렌터카 상품을 판매할 때 현대차의 이미지를 사용하지 말라고 항의했다. 현대차 영업사원들의 판매량이 감소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 뒤 렌터카회사들은 홈쇼핑에서 현대차를 노출하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