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 CEO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오라클은 세계 2위의 소프트웨어 업체인데 최근 성장이 주춤거린 데 대한 책임을 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최장수 CEO인 엘리슨의 은퇴로 미국 IT업계 1세대들이 경영에서 대부분 물러났다. 실리콘밸리의 세대교체가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엘리슨 사퇴, 실리콘 밸리 세대교체 마무리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가 CEO에서 물러난다고 미국 주요 외신들이 18일 보도했다. 엘리슨은 이사회 회장과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게 된다.
|
|
|
▲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 |
엘리슨은 이날 성명을 내 “사프라 캐츠와 마크 허드가 이제 나 대신 오라클 이사회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라클의 마크 허드 대표와 새프라 캐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CEO 자리를 함께 맡게 된다. 카츠는 제조 재무 법무 분야를 담당하고 허드는 판매와 서비스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엘리슨은 “사프라 카츠, 마크 허드와 함께 지난 몇 년 동안 협력해 왔다”며 “당분간 두 사람의 경영체제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나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엘리슨의 사임 결정은 오라클의 부진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라클은 지난 분기 8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3%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월가가 전망한 87억7천만 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오라클은 지난 12분기 가운데 11개 분기에서 5% 이하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성장이 주춤하고 있다. 신규 고객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엘리슨의 사퇴로 실리콘밸리는 사실상 세대교체를 끝마쳤다. 미국 IT 1세대들은 대부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CEO에서 물러났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사망했다. 여기에 37년 동안이나 회사를 이끌며 업계 최장수 CEO가 된 엘리슨까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세대교체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 세계 5위 부자 엘리슨은 누구인가
엘리슨은 미국 IT업계의 전설로 꼽히는 인물 가운데 한명이다.
엘리슨은 시카고 대학교 물리학과를 중퇴하고 1977년 오라클을 세워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창업 당시 엘리슨은 1200달러밖에 없었지만 현재 오라클의 시가총액은 1827억 달러(약 190조 원)나 된다.
오라클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세계 2위의 소프트웨어 회사다.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을 비롯한 오라클의 소프트웨어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포함해 전 세계 27만개 기업이 사용한다.
엘리슨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4 세계 부호 순위 5위에 올랐다.
그는 오라클의 지분 2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재산은 약 480억 달러(51조4천억 원)에 이른다. 엘리슨은 지난해 7840만 달러(약 810억 원)를 연봉으로 받아 100대 기업 CEO 중 연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