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컨소시엄 구성을 조건부로 허용하기로 한 채권단의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채권단 결정이 부당하다는 여론을 조성하고 법적대응을 위한 명분을 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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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매각절차를 장기적으로 끌고가 더블스타의 이탈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인수자금 동원력을 놓고도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9일 보도자료를 내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전날 주주협의회에서 내린 결정을 놓고 공개질의했다.
질의내용은 두 가지다.
채권단이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한다는 의미로 봐도 되는 것인지, 산업은행이 박 회장의 자금계획안을 받아서 재논의할 경우 더블스타에 보낸 확약서를 취소할 것인지를 물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채권단 결정에 모순이 있다고 파악돼 오늘 채권단에 공개질의를 진행했다”며 “불명확한 부분을 서로 명확하게 정리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8일 박 회장이 인수자금을 조달할 계획안을 제출하면 이를 검토해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결정했다.
박 회장은 이런 결정이 나온 뒤 보도자료를 내 “검토할 가치도 없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이율배반적인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박 회장이 이날 다시 공개질의에 나선 것은 채권단 결정에 반대할 수 있는 명분을 쌓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채권단의 컨소시엄 허용 결정을 앞두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채권단이 실현가능한 조건을 내걸고 컨소시엄을 허용해주기로 한 이상 박 회장이 자금조달 계획안을 채권단에 제출하면 그만이다. 그런데도 채권단 결정을 계속 문제삼고 있는 점을 들어 컨소시엄에 참여할 투자자를 모집하는 데 실패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금호타이어 매각이 장기화하면 박 회장 입장에서 유리할 수 있다. 자금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고 그 사이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
산업은행 측은 컨소시엄 구성을 원칙적으로는 허용하지 않되 조건을 충족하면 예외적으로 허용해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컨소시엄은 자금마련 방법 가운데 하나일 뿐 자금출처가 명확하고 실현가능하다면 채권단이 허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이 컨소시엄 구성안을 먼저 받아본 뒤 박 회장이 극히 적은 부분만 부담하고 나머지 자금을 모두 컨소시엄을 통해 끌어왔다면 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4월19일까지 자금조달 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29일 박 회장 측에 보낸다.
산업은행은 행사기한 내 박 회장이 회신하지 않을 경우 인수의향이 없는 것으로 보고 더블스타와 매각절차를 진행할 계획을 세웠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기한 안에 법적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