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기자재기업인 세진중공업이 주요고객인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주회복에 힘입어 올해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윤종국 회장은 세진중공업의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주가의 상승을 기대한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8일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올해 국내 조선소들의 선박수주가 재개되고 있다”며 “세진중공업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사들의 신규수주 회복에 따른 수혜를 봐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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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국 세진그룹 회장. |
세진중공업은 선실 등이 밀집한 갑판실(데크하우스)과 액화프로판·부탄 등을 저장하는 LPG(액화석유가스)연료탱크, 선박 전체를 덮는 상갑판 등 필요한 선박에 필요한 기자재를 제작한다.
2005년 LPG연료탱크의 초도납품에 성공한 뒤 LPG연료탱크의 제작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진중공업 전체매출에서 LPG연료탱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3%에 이른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으로부터 전체 매출의 78%를 내는 등 두 회사로부터 LPG연료탱크 필요량의 상당부분을 안정적으로 수주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올해 신규수주에서 순항하고 있어 세진중공업도 수주를 늘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1~2월에 탱커(원유운반선)와 가스운반선, 석유화학제품운반선 등 모두 10척, 9억4천만 달러의 일감을 확보했다. 3월에도 신규수주 낭보가 계속 전해지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유가상승에 따라 LPG 등 에너지운반선의 발주가 늘어나고 있다”며 “전방산업의 업황회복에 힘입어 세진중공업이 올해 빠른 속도로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진중공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주가도 상승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세진중공업은 2015년 하반기에 코스피에 상장됐다. 당시 조선업황 불황에 따라 상장시점을 늦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윤종국 회장은 위기가 곧 기회라며 상장을 밀어붙였다.
세진중공업은 한차례 상장에 실패한 뒤 재수 끝에 코스피에 입성했는데 상장 첫날부터 주가는 공모가(3500원)를 10.3% 밑돌며 장을 마쳤다.
주가는 2015년 양호한 실적을 낸 데 힘입어 지난해 4월 4천 원대 초반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조선업황 불황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12월 2천 원대 중반까지 곤두박질쳤다.
올해 초부터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사들이 수주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자 세진중공업 주가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주가는 28일 전일보다 90원(2.68%) 오른 3450원에 장을 마감했다. 2달여 만에 주가가 20% 넘게 오르며 공모가를 거의 회복했다.
윤 회장은 세진중공업 지분을 33.64% 보유한 최대주주다. 윤 회장의 장남인 윤지원 세진중공업 전무는 지분 30.27%를 소유한 2대주주로서 경영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