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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11월] 한국 민주당, 잠시 눈을 들어 미국 미시간을 바라보길

안우현 기자 BlueAn@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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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11월] 한국 민주당, 잠시 눈을 들어 미국 미시간을 바라보길
▲ 압둘 엘사예드 미국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 민주당 후보가 2026년 11월4일(현지시각) 새벽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행사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지지자들에게 당선 연설을 하고 있다. 그의 부인 세라 주카쿠가 이를 지켜보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두고 미국인도 스스로 놀라고 있는 듯하다. 진귀한 기록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역사에서 처음으로 조지아에서 ‘흑인 여성 주지사’가 탄생했다. 캘리포니아는 멕시코 이민자의 아들인 주지사 후보가 승리했다. 최초의 라틴계 주지사다. 텍사스 주지사도 라틴계 여성 후보가 승리했다. 라틴계 여성 주지사는 처음이다. 뉴멕시코에서는 최초로 원주민 여성 주지사 후보가 승리했고, 뉴헴프셔에서는 동성애자가 처음으로 미국 상원에 진출했다. 
    
너무 많은 ‘최초’였고, 역사를 새로 썼다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국내 언론은 중간 선거 결과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쪽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그의 행보가 직접적으로 대한민국 국익에, 그리고 국제 정세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 참패로 임기말 권력 누수(레임 덕)가 시작됐고, 어쩌면 ‘데드 덕’이 될지도 모른다. 

이번 중간선거가 ‘트럼프 시대의 종말’이라면, 다음은 어떤 시대일까. 

미국 미시간주는 북동부 5대호 연안에 걸쳐 있다. 주 이름도 ‘많은 물’을 뜻하는 원주민 말에서 왔다고 한다. 가장 큰 도시는 자동차 산업의 성지였으나 이제는 범죄율로 악명 높은 디트로이트이다.

이곳 중간선거에서 미국 역사 최초로 무슬림 상원의원이 탄생했다. 아직도 미국 남부 학교 교실에 구약성경의 십계명을 붙이는 ‘종교국가’ 미국에서 이교도가 한 주를 대표하는 상원의원 자리에 오른 것이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25년 만이다.

압둘 엘사예드 미시간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는 이번 선거를 맞아 전국민 의료보험 도입, 이민세관국(ICE) 폐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지원 중단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의 승리는 미국 정치권에 중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선명한(out-and-out) 진보적 정치인이 보수-진보가 백중세인 경합주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엘사예드 후보는 소속 정당인 민주당의 전폭적 지원 없이, 공화당 쪽의 맹렬한 비난 속에서 이번 승리를 일궈냈다. 물론 그의 승리에는 ‘개인기’도 크게 작용했다. 엘사예드 후보는 뛰어난 지성(아이비리그 의대 학위), 근육질 몸매(고등학교 미식축구 선수 출신), 독실한 신앙인(비록 무슬림이지만), 유창한 영어(복잡한 문제도 쉽게 설명) 등을 두루 갖췄다. 미국의 중요 이슈인 의료개혁에 헌신해 왔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맞아 그의 입후보를 둘러싸고 민주당 지도부와 중도 성향 지지층에선 깊은 우려가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그의 정치 노선은 ‘민주당 주류’에서도 몇 단계 왼쪽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시간주는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이 아니었다. 민주당 텃밭에는 좌파 후보(민주사회주의자 등)를 내세워도 되지만, 꼭 이겨야할 미시간에 ‘검증되지 않는 좌파 후보’를 내는 것은 위험 부담이 매우 컸다. 더구나 무슬림이다. 

실제 평지풍파가 일었다. 공화당 쪽은 엘사예드 후보를 향해 “지하디스트 무슬림 형제당원, 테러리스트”라 공격했다. 심지어 민주당 안에서 ‘내부 총질’도 이어졌다. 클린턴 행정부 외교안보 분야 고위 인사는 자신의 SNS에 “그는 우리 당과 국가의 가치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후보 경선에서 그에게 패배한 민주당 현역 하원 의원은 선거 며칠을 앞두고 상대편 공화당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대한민국 정치에서나 벌어질 일 같은데, 미국도 많이 다르지 않았다.  

엘사예드 후보의 선거 승리는 물론 ‘반 트럼프’ 바람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무슬림 혐오증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 대목은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일 수도 있겠다. 

그러면 두 가지가 남는다. 그는 유권자들이 원하는 ‘선명한 진보적 공약’을 내놨고, 자신은 그 공약을 지킬 사람이라는 신뢰감을 주는 데 성공했다. 물론 그가 그런 신뢰감을 주는 데는 두 사람의 도움이 컸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의 대학 졸업식 연설을 듣고 그에게 출마를 권유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를 위해 찬조연설에 나섰다. 

우리나라도 2028년 총선, 2030년 대선을 앞두고 있다. 중도진보 또는 중도진보 노선을 걷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어떤 공약과 후보를 준비할까. 이번 미국 중간 선거에서 ‘반 트럼프 바람’만 봐선 곤란할 듯하다. 엘사예드 후보의 이번 선거는 아주 좋은 연구 대상이 될 듯하다. 안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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