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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가상자산 과세' 네 번째 유예, 디지털자산법 입법 지연에 정책 신뢰성·조세형평성 논란

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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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가상자산 소득과세 시행 시기를 추가로 2년 유예하는 방안을 공식화하면서 조세형평성과 정책 신뢰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따른 제도 정비 필요성을 과세 유예의 근거로 내세웠지만, 정작 법안 마련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 이미 세 차례 과세가 연기된 상황에서 네 번째 유예까지 추진되면서 정부의 제도 정비 의지와 조세 원칙을 둘러싼 비판이 제기된다. 
 
정부 '가상자산 과세' 네 번째 유예, 디지털자산법 입법 지연에 정책 신뢰성·조세형평성 논란
▲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가상 자산 소득과세를 2년간 유예하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정부와 국회 움직임을 종합하면 여권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가상자산 과세 시기 조정을 위한 소득세법 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의원들이 3일 과세 유예 필요성을 당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한 데 이어,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4일 정부에 유예를 공식 제안했다. 

실제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2027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소득과세를 2029년으로 2년 유예하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하고, 손실 이월 공제를 3년간 허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과의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를 통한 거래정보 교환이 2029년부터 시작되는 만큼 국내외 거래소 이용자 사이의 과세 형평성을 확보할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내놨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등 일부 참여국은 2027년부터 가상자산 거래정보 교환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미국과의 정보교환 지연을 이유로 과세 전체를 추가 유예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놓고 논란이 제기된다. 

과세를 위한 제도적 준비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월 재경부와 국세청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두 기관 모두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시행에 따른 예상 세수와 징세비용을 추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과세 준비에 집행했거나 집행할 예정인 예산은 36억2600만 원이지만 과세로 확보할 세수 규모는 당시 파악되지 않았다.
 
정부 '가상자산 과세' 네 번째 유예, 디지털자산법 입법 지연에 정책 신뢰성·조세형평성 논란
▲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네 번째)이 10월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과세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과세 유예의 근거 중 하나로 내세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정부안은 아직 제출되지 않았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를 둘러싼 이견도 남아 있다.

조세형평성을 둘러싼 비판도 제기된다.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이 10월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약 555조 원에 달했으며 거래 가능한 이용자 계정은 1117만5천 개로 집계됐다. 

현행 과세 예정 제도는 연간 가상자산 소득에서 250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을 적용하는 구조여서 과세 유예에 따른 세금 감면 혜택은 실현이익이 클수록 커진다. 이에 참여연대는 지난달 25일 성명을 통해 “대규모 거래가 이루어지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투자소득에 대한 과세를 계속 유예한다면 노동소득과 자산소득 간 조세형평성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가상자산 업계는 해외 거래소 이용자와의 과세 형평성 문제와 거래유형별 과세기준 미비 등을 이유로 충분한 제도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위한 소득세법 개정은 국회 재경위를 중심으로 정기국회 안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이지만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은 정부안 제출과 주요 쟁점에 대한 조율이 남아 있어 현재로선 처리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권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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