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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10월] 코스피 9천 고지 재도전, 트럼프에 달렸다?

박창욱 기자 cup@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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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많은 이들이 초조해한다. 한국 증시의 화양연화는 다시 올 수 있을까.

그러면서 궁금해한다. 지난 6월 올랐던 코스피 9천 고지를 또 구경할 수 있을까. 한편에서는 이런 걱정도 한다. 이대로 주식에서 손실을 본 채 인고의 세월을 좀 더 길게 겪어야 하는 걸까. 
 
[데스크리포트 10월] 코스피 9천 고지 재도전, 트럼프에 달렸다?
▲ 코스피 6천 선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한국 거시경제에 불확실성을 드리울 수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갈지(之)자 행보에 촉각을 기울일 필요성이 크다. 

코스피는 10월 초 7천 선을 찍은 뒤 지난 6일부터 6거래일 연속 하락해 6천 선을 위협받고 있다. 지난 6월 나타난 고점에서 40%가량 급락한 뒤 6천~7천 박스권에서 움직이다 6천 선 아래로 강하게 압력을 받고 있다.

증권업계 분석을 보면 한국 증시를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에도 순항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그럼에도 시장이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를 비롯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특히 최근 코스피 급락은 반도체 수요 급증을 부른 인공지능(AI) 투자의 지속가능성 논란과 중국 반도체 기업의 추격이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물론 반도체 산업에 대한 선입견이나 과도한 불안감이 반영됐거나 아니면 말 그대로 결과론적인 논평일 수도 있다. 

다만 한국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여전히 국제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한 가운데 놓여 있다는 점만큼은 부정하기 힘들어 보인다. 

내 주식의 미래는 신도 알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결정이든 스스로 판단해 내릴 수는 있다. 9천 고지에 대한 희망을 이어갈 지, '여기까지'라고 생각하고 안전자산으로 이동할지 여부 말이다.

그 판단의 기준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와 관련한 소식부터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필요성이 크다. 

이란 전쟁을 비롯해 세계 정세와 국제 경제에 현재 불거진 주요 불확실성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행위로 말미암은 것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들어 보인 주요 국제 정치 행보의 배경은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책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 나오는 이 한 구절로 대부분 설명된다. 

"강자는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약자는 겪어야 할 고통을 감수한다." 이런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보이는 일방적 태도, 특히 동맹을 만만하게 여기는 자국 중심적인 극우 포퓰리즘 스타일의 행보는 한국에도 예외가 없다. 

최근 일방적으로 내놓은 한국의 대미 투자 발표가 대표적 사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30일(현지시각) 한국의 대미투자 2천억 달러(약 267조 원) 가운데 자국 내에서조차 경제성을 향한 의구심이 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한국이 540억 달러(약 72조 원)를 투입할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투자 여부와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으며 사업성과 법적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 측 발표가 합의된 범위를 넘어섰다는 취지로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 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사업을 원하지 않으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자국 중간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대형 투자 계획의 구체적 조건이 확정되기 전부터 정치적 겁박을 앞세우는 모습이다.
 
[데스크리포트 10월] 코스피 9천 고지 재도전, 트럼프에 달렸다?
▲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사업비가 멕시코만을 비롯한 다른 미국 지역보다 많이 든다는 관측이 주요 외신에서 나온다. <그래픽 제미나이로 제작>

이뿐 아니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지난 9월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거론한 뒤 현재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반도체 관세 문제와 대미 투자 요구까지 겹치면 한국 정부와 기업은 경제 논리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국면에 놓이게 된다.

반도체 기업이 미국 현지 생산을 늘려야 관세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구조가 강화되면 시장뿐 아니라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까지 고려해 투자 규모와 시기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잇달아 불거져 나오는 안보 관련 문제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방위비와 정보협력,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핵추진잠수함 관련 협의 등 안보 현안은 한국의 외교적 선택과 재정 부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라도 무리한 요구를 해서 한국의 안보 불안을 자극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해 외신에서 최근 들어 잇달아 흘러나오는 다영역작전부대(MDTF)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이 현실화한다면 한국은 극도의 지정학적 긴장 상태에 놓일 수 있다.

MDTF는 장거리 정밀타격, 정보·감시·정찰, 사이버·전자전, 우주 기반 능력 등을 결합해 적의 방공망과 미사일 전력, 지휘통제 체계를 무력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중간 선거 패배 위기에 놓인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해 자국 내 극우세력 결집을 위해 MDTF 배치를 결정한다면 중국은 과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당시와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반발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하던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될 여지가 커진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타임과 인터뷰에서 중간 선거를 앞두고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만약 이를 실행에 옮긴다면 세계 정세와 경제는 극도의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미국은 한국 기업에 가장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하나이자 거시경제 리스크의 가장 큰 원천이기도 하다. 기록적인 반도체 실적만으로는 대외적 불확실성을 뛰어넘기 어려운 이유다. 

이럴 때일수록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미국발 위험을 하나의 변수로 단순화하지 않고 이것이 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나눠 정밀하게 살피는 시각이다. 

이에 더해 트럼프 정부의 행보에 대응하는 우리 정부의 외교적 대응에도 주목할 필요성이 크다. 대미 투자에서 상업적 합리성을 양보하지 않는 지, 미국이 함부로 말을 바꾸지 못하게 협의를 꼼꼼히 문서화하는지, 미국 이외 국가와 대안을 만들과 공급망을 다변화하는지 등을 챙겨봐야 한다.

경제 문제를 그 범주 만으로 바라봐서는 내 자산을 지켜내기가 힘들어지는 세상이다. 국제 뉴스, 정치 뉴스까지 더 꼼꼼히 살펴서 판단의 기준을 촘촘히 벼려야 한다. 11월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발 불확실성이 증시에도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박창욱 글로벌&기후대응부장 겸 건설&에너지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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