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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통상 상장폐지 뒤 속보이는 정관 대폭 손질, 염태순 오너일가 '배당 독식' 길 열었다

조수연 기자 ssue@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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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탑텐'으로 유명한 신성통상이 상장폐지 이후 대폭 손질한 회사 정관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익잉여금 4500억 원을 염태순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에 대거 배당할 수 있는 길을 열면서다. 2년 전부터 오너일가를 향한 배당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자진 상장폐지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많았는데 이런 지적이 현실화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신성통상 상장폐지 뒤 속보이는 정관 대폭 손질, 염태순 오너일가 '배당 독식' 길 열었다
▲ 신성통상이 상장폐지 이후 회사 정관을 대폭 손질했다.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사진)은 오너일가 측 지분이 99%를 넘긴 상황에서 중간배당 제도를 새로 도입한 만큼 향후 배당정책 운용의 폭을 넓힌 것으로 보인다. <신성통상>

29일 신성통상 제59기(2025년 7월~2026년 6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8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배당과 이사회 운영 등에 관한 정관을 대폭 개정했다.

해당 보고서는 신성통상이 2025년 9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 된 뒤 처음 내놓은 연간 사업보고서인데 기존에 없던 중간배당 제도를 새로 도입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개정된 정관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사업연도 중 1회에 한해 이사회 결의로 기준일을 정하고 해당 주주에게 현금 중간배당을 할 수 있도록 했다.

2010년 이후 정관상 배당은 결산기말 기준으로만 가능했지만 이번에 중간배당 조항을 새로 만들면서 결산배당 이외에도 추가 배당이 가능하도록 배당 통로를 넓힌 것이다.

신성통상이 그동안 배당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변화는 더욱 주목된다.

회사는 제44기(2010년 7월~2011년 6월)와 제45기(2011년 7월~2012년 6월) 배당 이후 장기간 무배당을 이어왔다. 이후 현재까지 배당을 실시한 것은 제56기(2022년 7월~2023년 6월)가 유일하다.

가장 최근인 제56기 배당 규모는 총 72억 원으로 배당성향은 8.6%에 그쳤다. 11년 만에 재개한 배당이었지만 규모는 크지 않았던 셈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배당에 소극적이던 회사가 상장폐지 이후 처음으로 진행한 정관 변경에서 중간배당 수단을 마련했다는 점은 향후 배당을 보다 유연하게 운용하려는 포석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신성통상의 이익잉여금과 현금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다. 

회사의 연결기준 이익잉여금은 제57기(2023년 7월~2024년 6월) 3462억 원, 제58기(2024년 7월~2025년 6월) 4053억 원, 제59기(2025년 7월~2026년 6월) 4483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도 607억 원에서 801억 원, 1098억 원으로 계속 늘어났다. 

신성통상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경영실적과 투자계획, 배당재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한 시점에 주주환원정책 시행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염 회장이 배당 통로를 확대한 만큼 새로운 사업연도에 중간배당이나 다른 주주환원정책을 꺼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배당이 확대될 경우 대부분이 오너일가 측에 돌아가게 된다는 점에서 결국 오너일가의 배당 확대를 위한 자진 상장폐지가 아니냐는 과거의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성통상은 국내 대표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인 '탑텐'을 비롯해 올젠과 지오지아 등을 운영하는 패션기업이다. 특히 탑텐은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 당시 유니클로의 대체 브랜드로 부각되며 반사이익을 누렸다.

신성통상의 주주들은 2024년과 2025년 회사의 지분 공개매수가 추진될 당시 일본 불매운동으로 수혜를 본 기업이 그 결실을 주주들과 공유하지 않고 회사 내부에 쌓아놓다가 자진 상장폐지를 통해 오너일가가 독식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강하게 보냈다.

실제로 신성통상이 배당을 시작하면 염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이익을 독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59기 사업연도(2025년 7월~2026년 6월) 기준 회사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99.35%에 이른다. 

상장폐지 과정에서 신성통상의 1·2대 주주인 가나안(56.68%)과 에이션패션(24.45%)이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직전 사업연도 83.87%에서 크게 높아졌다. 두 회사는 모두 염 회장 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비상장사에 해당한다. 

특히 신성통상 최대주주인 가나안의 지분구조를 보면 오너일가로 배당금이 이어질 수 있는 구조가 더욱 뚜렷하다. 

가나안 최대주주는 염 회장의 장남 염상원씨로 지분 82.43%를 보유하고 있다. 염 회장이 10%, 에이션패션이 7.57%를 각각 들고 있다.
 
신성통상 상장폐지 뒤 속보이는 정관 대폭 손질, 염태순 오너일가 '배당 독식' 길 열었다
▲ 지배구조가 '염상원→가나안→신성통상'으로 한층 선명해진 만큼 향후 신성통상이 배당을 확대할 경우 배당 혜택이 가나안을 거쳐 오너일가에 집중되는 구조도 더욱 뚜렷해졌다. 사진은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신성통상 본사 전경. <신성통상>

이에 따라 신성통상이 배당을 실시하면 가장 큰 몫은 우선 최대주주인 가나안에 돌아간다. 가나안이 다시 배당에 나설 경우에는 다시 염상원씨가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구조다.

실제로 가나안은 과거부터 신성통상과 달리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펼쳐왔다. 

가나안의 연간 배당금은 2021년 20억 원, 2022년 39억 원, 2023년 300억 원, 2024년 40억 원, 2025년 300억 원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배당성향은 49.44%, 24.24%, 12.54%, 5.46%, 19.26%로 2024년을 제외하면 매년 두 자릿수 배당성향을 보였다.

지배구조가 '염상원→가나안→신성통상'으로 한층 선명해진 만큼 향후 신성통상이 배당을 확대할 경우 배당 혜택이 가나안을 거쳐 오너일가에 집중되는 구조도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간배당 제도가 도입되면서 이사회에는 사업연도 도중 배당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도 새롭게 주어졌다. 다만 이사회를 견제하는 제도적 장치는 이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개정 정관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비상장사 전환에 따라 이사 총수의 4분의1 이상을 사외이사로 두도록 한 의무를 삭제했다. 상근감사를 반드시 두도록 한 의무도 함께 사라졌다. 

이사회의 권한은 중간배당을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커진 가운데 외부 견제를 의무화한 장치는 약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신성통상의 이사회는 사내이사인 염태순 회장와 정혁준 전무 2인과 사외이사인 김창일 이사 1인 등 모두 3인으로 구성돼 있다. 김 사외이사는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돼 2029년 9월28일까지 임기를 이어간다. 

김 사외이사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신성통상 사외이사로 재직한 바 있다. 이후 2023년 말 신성통상의 사외이사로 다시 합류하며 이례적 재선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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