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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익, 한전 자사주 매각 왜 서두르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4-09-16 15: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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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부채 감축을 위한 자사주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 사장은 다음달 정부의 공기업 중간평가를 앞두고 있는데 한전 본사부지 매각과 자회사 지분 매각 등을 통해 2017년까지 14조7천억 원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사주 매각에 따른 부채감축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매각를 늦추는 게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 속전속결 매각 주간사 선정

한국전력이 자사주 매각주간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 등 4개 증권사를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조환익, 한전 자사주 매각 왜 서두르나  
▲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이는 한전이 지난달 21일 부채를 줄여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자사주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조처다.

한전은 전체의 2.95%에 이르는 자사주 1892만9995주를 전량 매각하려고 한다. 15일 종가 4만3800원을 기준으로 약 8291억 원 규모다. 거래 규모가 커 매각시기와 방식 등이 관심을 모았는데 이번 매각주간사 선정으로 이른 시일 내 매각작업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의 자사주 매각주간사 선정 경쟁은 국내외 증권사 20여 곳이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치열하게 전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년 동안 건당 1천억 원 이상 국내기업 주식매각 자문실적이 있어야 한다는 입찰자격을 내걸었는데도 경쟁이 가열되자 한전은 프리젠테이션을 거치지 않고 제안서만을 바탕으로 제안서 접수 후 하루 만에 주간사 선정을 마쳤다. 그만큼 한전이 자사주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한전이 자사주를 연내 매각하려고 시도할 것으로 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4개 증권사가 동시에 추진하면 대규모 물량이라도 매각이 가능할 것”이라며 “지금의 속도대로라면 연내 매각이 시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부채규모가 107조 원으로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207%에 이른다. 조환익 사장은 2017년까지 14조7천억 원의 부채를 감축해 143%까지 낮출 계획을 세웠다.

이에 앞서 조 사장은 지난 24일 자사주 매각계획을 발표하며 “부채감축을 위해 보유중인 자사주 전부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고 소유하고 있는 여유부지도 연내 매각공고를 낼 방침”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한전은 이와 함께 삼성동 한전부지 매각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한전 본사부지는 오는 17일까지 입찰을 마감하고 18일 오전 10시 최종 낙찰자를 발표한다.

◆ 자사주 매각 통한 부채감축 효과 부정적 전망

한전은 다음달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중간평가를 앞두고 있다. 조 사장이 한전의 부채감축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윤상직 산자부 장관은 2차 중간평가에서 경영정상화 성적이 미흡한 기관장에 대해 해임을 건의하겠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삼성동 한전본사 부지는 공시지가가 1조4837억 원으로 시세는 3~4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조 사장의 계획대로 자사주 매각이 한전부지 매각과 함께 완료되면 4조원 안팎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한전의 자사주 매각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자사주 매각을 통한 부채비율 개선효과는 4.5%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 자사주 매각을 서두르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꺼번에 물량이 쏟아질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하락도 불가피하기 때문에 시기를 적절히 조절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2017년까지 발전확대를 통해 순이익이 늘어 주가가 상승할 여지가 더 크다”며 “자사주를 더 보유하다가 매각하면 평가이익이 늘어나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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