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반기 자동차보험에서 적자가 발생하며 손해율 관리 과제가 재부상했다. 사진은 자동차보험 사업실적 추이. <금융감독원> |
앞서 시장에서는 경상환자 과잉진료를 줄이는 ‘8주 룰’이 시행되며 인적 보상 관련 손해율 개선과 보험료 인하 기대감이 형성됐다. 하지만 정비공임 증가 등에 따라 물적 보상 손해액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손해율 관리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4.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자동차보험 사업비율도 1년 전보다 0.6%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전체 합산비율은 지난해보다 2.2%포인트 오른 101.9%를 기록했다.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한 값으로 합산비율 100%를 넘으면 보험사가 손실을 본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상반기 자동차보험 부문 영업이익(손익)은 1848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20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보험사들은 올해 초 2021년 이후 5년 만에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1.3% 인상했지만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10일부터 시행된 경상환자 장기치료 관리방안인 이른바 ‘8주 룰’을 통한 손해율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8주 룰은 경상환자가 8주를 초과해 치료를 이어가려면 추가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자동차보험 사업실적 보도자료에서 “경상환자 대책 등 제도개선에 따른 손해율 개선 효과가 자동차보험료 인하로 이어지도록 감독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경상환자 치료비 등 인적보상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도 이번 자료에서 상반기 병원치료비 등 인적보상과 정비공임 등 물적보상이 모두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사고에서 발생하는 손실은 사람이 다쳐 발생하는 치료비 등 인적보상과 자동차 수리비 등 물적보상으로 크게 나뉜다.
금융감독원 자료 기준 올해 상반기 자동차사고 건수는 174만5천 건으로 1년 전보다 4.5% 줄었지만 발생손해액은 오히려 2.8% 증가했다. 사고 건수 감소에도 전체 발생손해액은 늘어난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물적보상 가운데 특히 고가차 증가와 부품비·정비비 상승 등에 따른 수리비 고액화를 구조적 문제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6월 보고서에서 자동차보험 손해액 증가세가 지속되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고가차 증가에 따른 수리비 고액화를 지목했다.
전 연구위원은 “감독당국은 고가수리비 차량 특별요율 등을 시행했지만 효과가 충분하지 않아 수리비 고액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물배상 건당 수리비는 2018년 356만6천 원에서 2023년 430만1천 원으로 연평균 3.8% 상승했다.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지난해 자동차보험 원가지수에서도 2024년보다 부품가격은 3.3%, 정비공임은 2.2% 오르는 등 물적담보 원가 상승세가 나타났다.
수리비 상승을 충분히 억제하지 못한다면 결국 늘어난 비용을 자동차보험료 체계에서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도 문제가 된다.
특히 고가차 증가 등으로 커지는 물적손해 비용을 전체 보험 가입자가 나눠 부담할지, 고가차에 더 부담시킬지를 두고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도 고가수리비 차량 특별요율 등을 통해 고가차에서 발생하는 높은 수리비 부담을 보험료에 반영하기 위한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 ▲ 전문가들은 부품비·정비비 상승 등으로 커지는 수리비 부담 등 물적손해 비용을 자동차보험료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과제라고 짚는다. 사진은 8월19일 보험연구원 세미나에서 패널 토론이 진행되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다만 고가차와 일반 차량 사이 사고에서 발생하는 높은 물적손해 비용을 대물배상 보험료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물적손해 증가분을 전체 자동차보험료에 반영하면 일반 차량 운전자에게까지 비용이 분산되는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고가차의 대물보험료를 높이는 방안도 보험료 산출 원칙 등을 고려해야 해 단순하지 않다. 대물 보험료는 보험 가입자의 차 가격이 아니라 그 차가 다른 차량에 손해를 입힐 위험에 따라 산출되기 때문이다.
결국 8주 룰 시행으로 경상환자 과잉진료에 따른 인적보상 누수를 줄이더라도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을 위해서는 물적담보에서 발생하는 고가수리비 문제는 남는 셈이다.
자동차보험 적자에 따른 보험료 추가 인상 우려 속 고가수리비 차량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얼마나 정교하게 요율에 반영할지가 향후 제도개선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8월 진행된 ‘고가차량 운행의 외부효과와 최적 과세’ 보험연구원 세미나에서도 전기차와 수입차의 높은 차량가격과 수리비·부품비가 자동차보험 손해율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김영훈 보험개발원 자동차보험팀장은 세미나 패널토론에서 “고가차 집단의 위험 증가 비용을 나머지 일반 차량에 전가하는 것은 분명히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고가차 대물보험료를 높이는 방안도 요율 산출 원칙과 충돌할 수 있고 법·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만큼 단순하게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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