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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알래스카 LNG 사업 경제성 의문 여전, 한국 대미투자 포함 가능성에 불안감 커져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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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알래스카 LNG 사업 경제성 의문 여전, 한국 대미투자 포함 가능성에 불안감 커져
▲ 미국 트럼프 정부는 알래스카 북부에서 채굴한 천연가스를 가스관을 통해 남부 니키스키 항구로 옮겨 아시아로 수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픽 챗GPT로 제작>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아시아 동맹국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독려하고 있지만 높은 건설비와 가격 경쟁력 문제로 사업성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LNG 사업을 대미 투자 후보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알래스카 주정부의 세제지원 법안까지 표류하면서 사업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경제성 확보 여부가 향후 투자에서 핵심 조건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던 알래스카 LNG 수출 인프라 구축 사업이 건설 비용과 주 의회의 세제 개편안 난항 등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알래스카 LNG 수출 인프라 구축 사업은 알래스카 북부에 묻힌 천연가스를 약 1300㎞ 떨어진 남부 니키시키 항구까지 가스관으로 운송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수출하려는 프로젝트다.

알래스카에서 태평양 연안을 따라 아시아로 LNG를 수송하면 중동을 비롯한 주요 가스 생산 지역에서 인도양을 거쳐 아시아로 향하는 항로보다 거리를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경제성은 여전히 미지수 상태인 것으로 여겨진다. 일단 공사비가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알래스카 땅은 대부분 얼어 있다. 가스관을 건설하려면 1년에 많아야 3~4개월밖에 공사를 하지 못해 완공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

에너지 분야 자문회사인 라피단그룹의 알렉스 먼튼 LNG 분석가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170억 달러(약 22조8천억 원)로 추산되는 가스관 건설 비용이 예상치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아시아에 LNG를 수출하려면 2단계에 걸친 액화플랜트와 수출 터미널까지 건설해야 한다. 공사 기간과 비용이 늘어날수록 LNG 판매 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주요 글로벌 에너지기업이 이미 높은 비용을 이유로 알래스카 LNG 사업에서 이탈한 전례가 있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애초 정유사 엑손모빌과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코노코필립스 등이 참여했지만 현재 이들은 모두 빠졌다. 

현재 개발사인 글렌파른이 지난해 알래스크 LNG 사업을 넘겨받아 다시 추진 중인데 경제성을 둔 의구심이 여전한 모양새다. 

먼튼 분석가는 “엑손모빌을 비롯한 업체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던 전례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미국 연방 정부 차원에서 힘을 주는 프로젝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월20일 취임 당일 알래스카 LNG 잠재력 개발을 우선시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후 미국 연방정부 인사들은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에 알래스카 LNG 사업 투자를 독려하고 있다. 한국의 대미 투자프로젝트에는 텍사스 엔시날 LNG 발전소를 비롯해 원전과 알래스카 LNG 인프라 사업이 협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알래스카 주정부도 지원 사격에 나섰지만 당장 주의회 차원에서 발목이 잡혔다.

알래스카 주의회에서는 지난 8월 가스관 관련 인프라에 재산세 부담을 낮추는 법안 처리가 무산됐다. 
 
미국 알래스카 LNG 사업 경제성 의문 여전, 한국 대미투자 포함 가능성에 불안감 커져
▲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 등이 2025년 3월6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플라크마인스에 있는 벤처글로벌사의 LNG 수출 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현재 사업 주체 가운데 한 곳인 알래스카 가스라인개발공사(AGDC)는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주정부 지원 확보에 힘쓰고 있다.

지역 매체 알래스카비컨에 따르면 AGDC는 2027년 주의회에 추가 자금을 요청해 알래스카 주민들이 가스관 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새로 구성된 의회가 출범하면 세제지원 논의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11월 중간선거 뒤 새로 구성되는 알래스카주 의회는 내년 1월 출범한다.

그러나 세제 지원 법안이 의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미 사업은 크게 지연되고 있다.

글렌파른의 브렌던 듀발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알래스카 주의회가 세제지원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가스관 사업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이렇듯 아직 사업 경제성이 불투명한 데다 주정부 차원의 지원책까지 막히면서 한국을 비롯한 알래스카 LNG 잠재 투자국에서는 불안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정부는 2029년 임기 만료까지 알래스카 LNG 사업과 관련해 투자금을 모으고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 촉박한 시한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해 초부터 알래스카 LNG 도입을 저울질해 왔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4월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미국 및 일본 정부와 진행한 3자 외교부 장관 회담 뒤 공동 성명을 통해 미국산 LNG 공급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알래스카 LNG를 공식 투자사업으로 선정하는 과정에는 막판까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제성이 충분히 확보될 지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의 잠재 구매국이 발전 비용 증가에 따라 LNG 비중을 낮추고 석탄과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다른 에너지원으로 눈을 돌린다는 점도 알래스카 LNG 사업 경제성을 악화시키는 요소로 꼽힌다. 
 
경제성 확보에 필수적인 계약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데 미국산 LNG를 구매할 줄 알았던 아시아 잠재 고객이 이탈할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글렌파른은 연간 2천만 톤으로 예상되는 LNG 수출 물량 가운데 65%인 1300만 톤을 대상으로 판매 계약을 확보했다. 글랜파른은 300만 톤의 구속력 있는 구매 계약을 추가로 더 맺어야 초기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싱크탱크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 보고서를 인용해 “2021~2025년 베트남과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에서 계획된 가스 발전소 47곳이 취소됐거나 진척이 없는 상태”라며 “이로 인해 LNG 도입이 축소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결국 미국 정부와 글렌파른이 알래스카 LNG 사업 경제성을 확보해 한국을 비롯한 잠재 투자자의 우려를 덜어줄지 여부가 투자 성사에 더 중요해진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미개발 가스전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과정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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