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일 42도가 넘는 폭염이 발생한 경상남도 양산시 물금읍에서 시민들이 분수대를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전 세계적 기후변화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공식 관측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42도를 넘는 기온이 관측됐다.
앞으로 올해와 같은 극한 폭염이 몇 배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반 세기 뒤에는 폭염 빈도가 현재보다 최대 9배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일(현지시각) 버지니 슈바르츠 프랑스 기상청장은 프랑스24와 인터뷰에서 "지난 15년 동안 발생한 폭염 횟수는 그보다 앞선 60년에 걸쳐 발생한 것보다 많았다"며 "2050년에는 지금보다 폭염이 5배, 2100년에는 10배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스는 현재 전국적으로 40도가 넘는 폭염이 발생하고 있다. 프랑스 기상청은 폭염의 원인이 기후변화라고 보고 있다.
슈바르츠 청장은 "기후변화는 이미 현실이 됐다"며 "이번 폭염은 지속적 추세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 추세를 분석한 세계기상기구(WMO)도 프랑스 기상청과 비슷한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세계기상기구의 지난해 5월 기후변화 예측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기온상승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도를 넘어서면 과거에는 50년에 한 번 꼴로 겪었던 폭염이 8.6배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 기상청도 국내 기후 여건이 이같은 세계적 추세를 뒤따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기상청이 발간한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를 보면 2015~2024년 기준 한국의 연평균 폭염일수는 15.6일로 산업화 이전 평균인 8.8일 대비 두 배 늘었다.
미래 기후변화 상황에 따라 폭염일수는 2081~2100년 기준 연평균 최소 24.2일에서 최대 79.5일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폭염 빈도가 최소 3배에서 9배까지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 ▲ 3일 한낮 최고 기온이 35도가 넘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
기상청은 한반도 기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래에 발생하는 폭염의 강도는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081~2100년 기준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온실가스 감축 수준에 따라 산업화 이전 대비 2.3도에서 최대 7.0도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2일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한국 양산에서 1904년에 국내 관측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42도가 넘는 기온 기록이 나왔다.
이날 양산의 기온은 공식적으로 42.5도를 기록해 역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또 관측 역사상 최초로 닷새 연속 40도를 웃돌았다.
2일 기준 양산 외에도 영남권 일대 창원, 밀양, 김해, 부산, 의령, 경주 등도 기온이 40도가 넘었다. 서울에서도 기온이 37도까지 치솟았다.
기상청은 이같은 고온 현상이 8월 첫 주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한성숙 국무총리는 2일 부로 폭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2단계로 격상하고 각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별로 대책 수립 및 대응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1일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96명으로 올해 누적 온열질환자는 1889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14명이 숨졌다.
지역별 누적 환자 수는 경기도가 395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상북도 190명, 경상남도 175명, 전남광주 169명, 서울 162명 순이다.
3일 오전 11시 기준 기상청은 대구, 세종, 대전 전역과 충청남도, 전남광주, 경북, 경남 일부 지역에 폭염중대경보를 발령하고 유지하고 있다.
폭염중대경보는 올해 6월1일부터 신설된 기준으로 정부가 극단적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일최고체감온도가 38도 이상일 때 발령한다. 기존 폭염경보는 기준을 35도로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면 옥외 활동을 하는 지역 사업장들이 활동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서울,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과 부산, 울산, 강원도 등에도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한성숙 총리는 "국민들께 공영방송, 재난문자, 전광판, 마을방송 등 가용 가능한 매체를 모두 동원해 폭염 상황을 신속히 전달할 것"이라며 "소관 부처별로 구체적인 폭염 대비 행동 요령을 상세히 알려달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