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수 사장이 GS리테일에 왓슨스코리아를 흡수합병하기로 하면서 국내 헬스앤뷰티(H&B)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허 사장은 2015년 말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경영전면에 나선 뒤 국내 헬스앤뷰티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 외형확장과 수익성, 모두 잡아야
8일 업계에 따르면 허 사장이 GS리테일에 왓슨스코리아를 합병한 뒤 어떻게 경쟁력을 강화할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GS리테일은 2월 왓슨스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왓슨스코리아 지분 50%를 인수하며 왓슨스코리아를 100% 자회사로 만든 데 이어 6월1일자로 흡수합병한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왓슨스코리아는 해산되며 GS리테일이 존속법인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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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연수 GS리테일 사장. |
GS리테일은 “헬스앤뷰티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은 그동안 해외법인과 절반씩 지분을 투자해 왓슨스 경영을 마음대로 할 수 없었지만 앞으로 출점을 비롯한 투자를 더욱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허 사장은 업계 1위 올리브영과 크게 차이나는 점포 수를 늘리는 동시에 기존 점포를 중심으로 수익성도 개선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왓슨스는 CJ그룹이 운영하는 CJ올리브영에 이어 국내 2위 사업자이지만 점유율 격차는 매우 크다. 지난해 기준으로 올리브영 점포 수가 790여 개에 이르는 반면 왓슨수 점포 수는130여 개에 그친다.
GS리테일은 그동안 왓슨스 본사와 이견 탓에 국내에서 적극적인 출점을 하지 못했다.
왓슨스는 수익도 내지 못하고 있다. 왓슨스코리아는 2014년에 영업손실 67억, 2015년에 영업손실 60억 원을 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의 적자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왓슨스코리아는 2004년 출범한 뒤 흑자를 낸 해가 2011년이 유일하다.
GS리테일은 일단 GS수퍼마켓과 편의점 GS25에서 판매하는 인기상품을 왓슨스에서 판매하거나 기존 유통망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경쟁사와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GS리테일과 협력도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직영점 출점을 고수했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가맹점사업을 전개하며 점포 수를 적극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시장 포화 우려, 독될 수도
올리브영으로 대표되는 국내 헬스앤뷰티시장은 장기불황과 경기침체에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헬스앤뷰티시장의 규모는 2011년 3천억 원대에서 2015년 9천억 원 대로 5년 만에 3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시장규모는 1조2천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전망도 밝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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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슨스 매장 전경. |
1인가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데다 각 헬스앤뷰티 스토어들이 식료품과 생활용품 등도 판매하면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이 왓슨스코리아 합병에 나선 배경도 수퍼마켓이나 편의점 등 기존사업보다 큰 폭의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내 유통 대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GS리테일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가장 적극적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올리브영은 현재 시장점유율 80%를 넘기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호점 개점 17년 만인 지난해 매출 1조 원도 돌파했다.
CJ그룹은 앞으로 서울시내뿐만 아니라 임차료가 싸면서도 상권이 발전하고 있는 지방 대도시로 출점을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워뒀다.
롯데그룹의 롭스는 2013년 1호점을 연 뒤 공격적으로 점포 수를 늘리며 점표 100개 돌파를 향해 가고 있다. 그룹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왓슨수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신세계그룹도 부츠를 통해 시장에 뛰어든다.
이마트는 최근 부츠 스타필드하남점과 명동본점 공사를 시작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1월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와 프랜차이즈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부츠 스타필드하남점과 명동점은 각각 상반기와 3분기에 문을 연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