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2026-07-24 11:20:51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민주당 전당대회에 신천지가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구체적 근거를 내놓지 않으면서 정청래 당대표 후보 지지층이 결집하고 당내 반발이 제기되는 등 역풍 조짐이 보이고 있다.
김 후보가 신천지 개입설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것인지가 민주당 당대표 선거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예비경선을 통과한 김민석·정청래 후보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념 촬영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민주당 안팎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김민석 당대표 후보의 신천지 개입설이 전당대회 당권 경쟁의 핵심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앞서 전날인 23일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예비경선에서는 김민석·정청래·송영길 후보가 본경선에 진출한 가운데 정 후보가 공개적으로 지지를 호소했던 이른바 ‘팀 정청래’의 최민희·한민수·이성윤 최고위원 후보도 모두 컷오프를 통과했다.
친청계(친정청래계) 후보 3명이 전원 생존하면서 이를 두고 김 후보가 신천지 개입설과 관련해 역풍을 맞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후보는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반명(반이재명) 세력과 신천지의 비밀 연합이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있다”며 “신천지와 관련해 민주당 전대에 개입하려는 분들은 지휘부든 바닥 일선이든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적절한 시기에 구체적 근거를 하나하나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발언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최근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 발언을 내놓고 정 후보가 이에 '중립적' 태도를 보이면서 당 안팎에서는 정 후보를 향한 ‘반명’과 ‘분열주의’ 프레임이 제기됐다.
이와 별도로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가 신천지 개입설을 뒷받침할 구체적 자료를 이제껏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 후보는 신천지와 자신을 연결한 주장에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강하게 반격하기 시작했다.
친청계 최고위원 후보인 최민희·한민수·이성윤 의원도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후보에게 근거 공개를 촉구하면서 김 후보의 후보직 사퇴까지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태도로 읽힌다.
친청계의 반격이 본격화되면서 공은 김 후보로 넘어간 모양새가 됐다. 김 후보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해야 할 책임이 커졌으며, 야당에게 민주당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정 후보는 21일 본회의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부분(신천지 연루설)은 제가 절대로 용서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마치 저하고 관련이 있는 것처럼 연기를 피우는데, 이것은 걸리면 족족 다 법적인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예비경선을 통과한 후보들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선원 최고위원 후보, 이성윤 최고위원 후보, 한민수 최고위원 후보, 최민희 최고위원 후보,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인 소병훈 의원, 정청래 당대표 후보,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김민석 당대표 후보, 송영길 당대표 후보, 전국당원대회준비위원장인 이학영 의원, 김용 최고위원 후보, 서미화 최고위원 후보, 임미애 최고위원 후보, 김영호 최고위원 후보. <연합뉴스>
친청계 밖에서도 김 후보의 신천지 개입설을 두고 당 전체에 부담이 되는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신천지의 정치 개입 프레임은 주로 국민의힘을 향했지만 김 후보가 의혹을 민주당 전당대회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야당을 향했던 비판의 화살이 오히려 여당으로 향하게 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자신들을 수사했던 것처럼 민주당의 신천지 연루 의혹도 수사해야 한다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신천지라는 곳은 저희 당(국민의힘)과 많이 연관돼 있다고 국민들이 인식하시는데 이걸 (김 후보가) 자당(민주당)으로 끌고 들어왔을 때의 손익을 생각해 보면 적어도 민주당 전체 입장에서는 안 좋은 것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최근까지 총리를 역임하고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여당 대표에 출마한 김 전 총리의 폭로를 허투루 들을 수는 없다"며 "검경 합수본은 신천지의 민주당 전당대회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즉각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신천지의 정교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수본은 지금까지 국민의힘 당원 가입 관련 의혹만 수사했다"라며 "만약 합수본이 신천지의 민주당 개입 의혹을 알고도 국민의힘에 대해서만 수사했다면 이는 명백한 야당 탄압 표적 수사"라고 덧붙였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누렸던 민주당 지지층 내 우위가 흔들리는 흐름이 나타났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6~7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김 후보 지지율이 47.8%로 정 후보의 30.3%를 17.5%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신천지 개입설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진 뒤인 20~21일 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39.4%, 김 후보가 37.5%를 기록해 접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전체 응답자 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33.7%, 김 후보가 22.0%로 정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이에 신천지 개입설에 따른 역풍이 김 후보의 이른바 대세론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울러 이번 사안이 어떻게 전개되느냐가 민주당 전당대회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앞으로 김 후보가 신천지의 조직적 입당이나 특정 후보 지원을 뒷받침하는 명단·지시문 등 구체적 자료를 내놓는다면 김 후보는 지금의 쫓기는 국면을 뒤집을 수 있으로 보인다. 반면 제대로 된 근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당권 욕심에 민주당에 정교유착 의혹을 불러들인 당사자로 큰 상처를 입게 될 수도 있다.
기사에 인용된 첫 번째 여론조사는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6일과 7일 대한민국 국민 만 18세 이상 남녀 103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무선·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두 번째 여론조사는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20일과 21일 대한민국 국민 만 18세 이상 남녀 103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무선·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