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6-07-21 16: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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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들어 HD현대그룹 조선 부문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안전관리 부실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겸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전경영 강화를 선포하고, 안전 분야에 대규모 투자에 나섰는데 잇단 중대재해 발생에 따라 투자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 HD현대그룹 조선 부문 현장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4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하면서 안전경영 부실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의 울산 조선소. < HD현대중공업 >
장기 호실적에 따른 성과공유와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합병에 따른 '단체협약 통합' 등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회)과의 올해 임단협 난항까지, 정 회장이 이중고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등 HD현대그룹 조선 부문 계열사들이 올해 들어 발생한 중대재해와 관련해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각사 노조 측은 책임자 처벌과 근본적 대책 마련을 사측에 적극 요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에서는 2025년엔 중대재해 사망사고가 0건이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4월 잠수함 선내 화재사고, 7월 외국인 근로자 곤돌라 끼임 사고 등 사망사고가 2건 발생했다.
또 지난 7월9일 HD현대중공업의 블록 제조 자회사 HD현대엠엔에스에서는 작업자가 크레인에서 추락해 숨졌고, 지난 6월22일 HD현대삼호 조선소 안벽에서는 선박 계류용 밧줄(홋줄)이 터지며 접안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이에 맞아 사망하는 등 올해 들어 그룹 내 조선소에서 사망사고 4건이 발생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 측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HD현대중공업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고용노동부에 촉구하는 한편 사측에도 안전시설 전수조사와 안전대책 강화를 요구했다.
김종대 현대중공업지부 정책기획실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사측에서 수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장 노동자 체감으로 다가오지 않고 있다”며 “21일 금석호 대표이사가 참여하는 단체교섭에서는 지난 18일 발생한 중대재해애 대해 공식 항의했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오는 8월31일까지를 ‘특별 안전기간’으로 선포하고 현장 안전조치 점검, 안전교육 등을 실시키로 했다. 또 외국인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 안전교육을 9월 말까지 시행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책임있게 실행하겠다”며 “언어적·문화적 차이로 인해 안전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외국인 근로자 대상 맞춤형 안전교육과 소통 체계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기선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그룹 안전경영 강화를 대대적으로 선포했다. 앞서 HD현대그룹은 지난 2025년 9월 그룹 내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조선 부문에만 약 3조5천억 원을 투입해 안전 설비 정비·확충, 임직원 안전인식 개선, 협력사 안전강화활동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안전 수칙 위반시 중대재해 발생에 준하는 조치를 내린다는 안전보건 경영체계 ‘더세이프케어’를 HD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계열사 전체에 확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HD현대중공업 노사 양측 대표가 지난 6월2일 2026년도 임금단체협상을 위한 상견례를 가진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중대재해 사고에 이어 2026년 임단협에서도 노조의 까다로운 요구에 직면한 정기선 회장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21일까지 14차 차례 교섭했으나. 현재까지도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 측은 △기본급 14만9600원(상승율 6.3% 호봉승급분 3만5천원 제외) 인상 △상여금 지급기준 700%→800% 인상 △영업이익 30% 성과 공유 △휴양시설 운영비 20억 출연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올해 교섭에서는 노조가 회사의 영업이익 30%를 하청·이주노동자 등을 포함한 현장 근로자의 처우 개선 등에 투입해달라고 요구하는 데다, 지난해 12월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통합에 따라 올해 새로운 통합 임단협 협상까지 타결해야 한다.
노조 측이 통합 전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양사의 처우나 복지 등의 조건 가운데 상이한 조건들을 상향 평준화시키겠다는 방침을 정해둔 만큼, 노사 양측의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종대 정책기획실장은 "올해 교섭 의제들이 방대하다"며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사안들도 있지만, 8월 하계 휴가까지 교섭을 매듭짓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